김민석 의학박사, 클래식 애호가 [사진=더코리아저널]


[김민석 뮤직박스] 슈만: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A flat장조 op. 70

#1 무릎이 아픈 진짜 이유: 근육의 불협화음

요즘 거리에는 형형색색의 운동복을 입고 달리는 이가 참 많습니다. 활기찬 모습이 보기 좋지만, 한편으로는 무릎을 부여잡고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걱정이 앞섭니다. 무작정 달리다 찾아오는 무릎 통증은 흔히 열정의 훈장이라 여기기 쉽지만, 사실은 몸속 근육이 서로 손발을 맞추지 못해 일어나는 불협화음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몸은 고도로 정밀한 생체 기계와 같아서, 단순히 앞으로 나가는 힘뿐만 아니라 이를 제어하는 내부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역동적인 평형을 이루어야 비로소 건강한 움직임이 가능해집니다.

그동안 무릎이 아프면 단순히 허벅지 근육이 약해서라고만 생각하여 앞쪽 대퇴사두근을 키우는 데만 집중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근육 하나하나의 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용근과 길항근이라는 짝꿍 사이의 협응입니다. 주도적으로 힘을 쓰는 작용근이 있으면 반대편에서 속도를 조절하고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저항하는 길항근이 존재합니다. 현대인은 대개 앞쪽 근육만 지나치게 강하고 뒤쪽은 약해져 있는 대퇴사두근 우세 상태인 경우가 많으며,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가 질주하면 사고가 나듯 뒤쪽 햄스트링이 잡아주지 못하면 무릎 관절은 고스란히 충격을 받게 됩니다.

앞쪽으로 쏠린 근육의 무게중심을 뒤로 옮기기 위해서는 그동안 소외되었던 뒤쪽 근육을 깨워줘야 합니다. 상체를 천천히 기울여 햄스트링의 힘으로 버티는 노르딕 햄스트링 컬이나 엉덩이 근육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힙 쓰러스트는 무릎에 가해지는 비정상적인 전단력을 줄여주는 훌륭한 방패가 됩니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 패턴을 활성화하는 뒤로 걷기 또한 대퇴사두근의 부하를 덜면서 무릎 주변 근육의 균형을 잡는 데 효과적입니다. 운동 전에는 단순히 몸을 늘리기보다 런지 자세로 골반 앞쪽을 늘려주는 식의 동적인 움직임으로 신경계 감각을 깨우는 것이 관절 보호에 훨씬 유리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낮은 강도부터 조금씩 자주 수행하며 우리 몸의 결합 조직이 스스로 방어 기제를 구축할 시간을 주는 점진적인 접근입니다. 단순히 땀을 흘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작용근과 길항근이 서로 협력하는 상태를 만드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무릎의 통증도 자연스레 잦아들 것입니다. 햄스트링을 강화하여 대퇴사두근의 독주를 막고 굳어 있는 고관절을 풀어주어 몸의 앞뒤 균형을 맞추면서 무릎 통증 없이 평생 즐겁게 달릴 수 있습니다.

#2 슈만: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A flat장조 op. 70

오늘 들으실 곡은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A♭장조 op. 70입니다.

1849년에 작곡된 곡으로, 슈만이 짧은 성격소품들을 연달아 쓰던 시기에 탄생했습니다. 처음에는 로망스와 알레그로라는 제목으로 호른과 피아노를 위해 쓰였지만, 이후 제목을 아다지오와 알레그로로 바꾸고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버전도 함께 남겼습니다.

슈만이 이 작품을 얼마나 아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초연은 클라라 슈만의 피아노와 호른 연주자 율리우스 슐리터라우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클라라는 이 곡을 두고 신선하고 열정적이라며 무척 마음에 든다고 일기에 남겼습니다. 슈만 자신도 이 곡을 쓰는 동안 무척 즐거웠다고 말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 그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곡은 깊고 느린 아다지오로 시작합니다. 호른을 위해 쓰인 선율답게 음색이 넓고 고요합니다. 첼로로 연주될 때도 마치 관악기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한 순간들이 이어집니다. 한 음 한 음이 노래처럼 이어지며,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그러다 알레그로로 넘어가면 갑자기 성격이 바뀝니다. 리듬이 살아 움직이고, 감정이 거침없이 밖으로 튀어나옵니다.

앞부분의 고요함과 뒤의 격정이 강하게 대비됩니다. 이 극단적인 변화는 슈만 음악의 핵심입니다. 슈만은 자신의 음악 속에 에우세비우스와 플로레스탄이라는 두 인물을 만들어 넣었습니다. 하나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고, 다른 하나는 충동적이고 불꽃처럼 타오르는 성격입니다. 이 곡에서도 두 얼굴이 번갈아 등장합니다. 부드럽고 사색적인 순간이 있는가 하면, 바로 다음 순간에 열정과 불안이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히 아름다운 소품이 아니라, 감정의 폭이 매우 넓은 진짜 실내악입니다. 첼로와 피아노가 서로 말을 주고받듯 대화하며, 함께 숨을 고르고 함께 달립니다. 듣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그 흐름에 끌려 들어가게 됩니다. 오늘은 요요 마 (첼로), 엠마누엘 액스 (피아노)의 1986년 연주입니다. 행복하세요.

슈만: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A flat장조 op. 70

SCHUMANN: Adagio and Allegro in A flat major op. 70

(Adagio) Langsam, mit innigem Ausdruck 4:05

(Allegro) Rasch und feurig 4:37

김민석 올림

[사진=김민석]
[사진=김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