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 한뿌리사랑세계모임 대표 [사진=더코리아저널]
[기고] "한장의 지도가 말해주는 우리 역사"
ㅡ 환단고기 박사들이여, 입을 닫고 머리를 열자.
/ 김탁(한뿌리사랑 세계모임 대표)
이 지도 한장을 이해하면 우리 고대사 공부에 반은 터득한 셈이다.
붉은 선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있는 당태종 이세민의 고구려 침공로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이세민이 "이제 유계(幽薊)에 순행(巡幸)하고 요갈(遼碣)에서 (연개소문이 영류왕을 시해한) 죄를 묻겠다"고 했는데 말보다가 지도를 보면 답이 나온다.
유계는 하북성 유주(幽州)의 계현(薊縣), 요갈은 요수(遼水)와 갈석(碣石)이다.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 유주, 계현, 요수, 갈석산, 살수, 패수, 평양성이 표시되어 있다. 고대 연국(燕國)이 도읍했던 계현(薊縣)의 절대위치는 하북성 보정시 당현(唐縣)이다(속설이 주장하는 북경이 아니다).
유주 계현은 당나라의 최북부 요충지이며, 요수(遼水)와 갈석(碣石)은 고구려의 영토, 혹은 고대의 한중 경계선을 의미한다. 수양제는 고구려 침공조서에 발해와 갈석산이라는 '발갈지간(渤碣之閒)'이라는 관용구를 썼다. 이세민이 갔던 곳, 즉 붉은색 화살표의 끝이 고구려 요동성이다. 옛 한나라 요동군 양평성이다. 지금 요령성 요하동쪽에 요양이 아니다 !
이세민이 건넜다는 요수는 요령성 '요하'가 아니고 하북성 조하이다(지금 만성구 서수). 한나라때 요수는 지금 보정시 역현의 남역수(南易水)이지만 수,당대에는 남역수의 서남쪽 15킬로 지점에 있는 만성구(滿城區) 북쪽을 흐르는 조하(漕河), 혹은 서수(徐水)를 요수라고 불렀다. 유성과 함께 그 위치가 옮겨졌다. 지도 서북쪽에 짙은 색이 태행산맥의 산악지대를 표시한다.
이것이 고구려의 개마대산(蓋馬大山)이다. 함경도 개마고원으로 착각하지 마시라 ! 이 지도는 북송의 사마광이 쓴 <자치통감>에 기록된 이세민의 행군로를 기초로 작성되어 고증했기 때문에 지명과 위치가 정확하다. 딴지를 걸 여지가 없다.
태행산맥(개마대산), 갈석산(태백산), 요수(압록수), 패수(비류수), 요동고새(진장성)가 있는 이 일대에 전개되었던 역사가 고조선 왕검성, 낙랑군, 부여 부여성, 고구려 평양성, 안시성, 고구려 수,당 전쟁, 평주 노룡성, 통일신라의 패강진, 발해 홀한성, 고려 서경시대까지 이다.
패수의 동쪽에 고구려 평양성이 있다
'패수(浿水)=비류수(沸流水)'는 학계 최초로 내가 제기한 학설이다. 퍼가는 분들은 반드시 출처를 명기하기 바란다. 패수의 어원이 만주어 '피라pira'이고 발음을 그대료 표기한 명칭이 비류수(沸流水)이다. '책보고'같은 출처불명의 유튜브 약장수들은 '조개 패(貝)' 자를 썼다고 조개가 많아서 패수란다. 할말이 없다. 패(貝)는 '피라pira', '비류'의 발음을 빌려 쓴 음차이다.
주몽이 비류수가에 졸본성(홀본성)에 도읍을 했다면 그 위치는 패수(비류수)가에서 찾아야 한다. 강단에 유사역사팔이들은 졸본성을 서기 1세기의 유물이 한점도 츨토되지도 않는 요령성 환인현에 갖다 놓았는데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다.
백두산의 원류는 하북의 갈삭산, 낭아산이다.
함경도에 개마고원, 백두산, 압록강은 모두 하북성에서 옮겨온 지명이다. 단군이 태어났다는 신단수 아래는 함경도 백두산이 아니다. 하북성 보정시 역현 서쪽에 갈석산(태백산)의 자작나무 숲이다. 자작나무가 백단(白檀)이다. 우리말로 박달나무이다.
하북성에 백단현(白檀縣)과 백단산(白檀山)이 있다. 이것도 유사학자들 가운데 아는 사람들이 드물다. 고조선이 이곳에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백단(白檀)'이 우리말 '밝달'이 아닌가? 산명과 지명은 화석과 같아서 변함이 없다. 이것이 바로 강단의 유사사학이 말하는 진짜 '실증'이다.
지금 북경시 북부에 밀운(密雲)구를 옛 백단현이라고 하는데 대개의 고대지명들이 그렇듯이 원위치는 아니다. 원래 백단현은 전한대에 어양군의 속현이었는데 어양군은 서기전 3,4세기경에 연나라 장수 진개가 동호조선을 치고 빼앗은 땅에 설치한 상곡, 어양, 우북평, 요서, 요동군의 하나인 옛 고조선 땅이었다. 연나라가 설치한 5군은 하북의 요수를 넘어서지 못한다.
갈석산(태백산)은 지금 하북성 보정시 역현 서남쪽 태행산맥의 동쪽 기슭에 위치한 낭아산(狼牙山, 해발 1105미터)이다. 중국인은 갈석산, 낭아산이라고 불렀고 우리는 태백산(太白山)이라고 하였다. 이 태백산의 명칭이 백두산으로 옮겨졌다.
<위서>는 도태산, <산해경>은 불함산
《위서(魏書)》 물길전(勿吉傳)에 등장하는 도태산(徒太山)이 낭아산, 갈석산, 태백산인데 "위(魏)나라 말로 大白, <크고 희다>는 뜻이다(魏言大白)이다."고 하였다. 《북사》 물길전의 종태산(從太山)은 徒太山의 오기이며, "화언(華言, 중국어)으로는 태황(太皇)인데, 그 풍속에 이를 심히 경외하여, 사람들이 산 위에 똥·오줌을 누지 못하며, 산길을 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이를 물건에 담아 간다."고 하였다. 이런 서술도 백두산으로 옮겨왔다.
<산해경(山海經)>에 나오는 불함산(不咸山)이 곧 갈석산(태백산)이다. 강단유사학은 백두산을 불함산이라고 주장한다.
그 유명한 <산해경>원문은 '大荒之中有山(대황지중유산), 名曰不咸(명왈불함), 有肅愼氏之國(유숙신씨지국)'인데 대황을 만주라고 풀이하는 자들도 있다. 유식해서가 아니라 만주밖에 모르기 때문이다. 만주는 평원이 많아서 대황(거치런 산악)이라고 할 수 없다. 대황(大荒)은 하북의 태행산맥, 즉 우리 역사책에 수없이 나오는 '개마대산'을 이른다. 이것도 내가 최초로 제기하는 학설이다.
연나라 동쪽에 조선요동이 있다.
<전국책> 연책(燕策)편에 '연동유조선요동(燕東有朝鮮遼東)'이라고 정답을 써놓았다. 연(燕)나라 동쪽에는 조선(朝鮮)과 요동(遼東)이 있다는 뜻이다. 연나라는 갈석과 요수를 끼고 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연나라 동쪽에 있다는 조선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 갈석과 요수의 위치를 헛짚게되면 조선요동의 위치도 달라진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고대사학자들도 실수를 저지르는 대목이다.
환단고기 토론에 한다리 걸치고 싶다면 적어도 위에 거론한 지명들의 역사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유주 계현도 모르고 요수와 갈석산을 처음으로 들어본다면 먼저 고대사 기초부터 공부를 해야한다. 그런 다음에 환단고기를 읽어야 그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
고조선이 어디에 있는지 <환단고기>에 뭐라고 했는지도 모르고, 이런 고대사에 대한 기초도 없이 주워들은 이야기 조각을 모아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는 척하지 말고 가르쳐 주면 진짜 역사공부를 해 보기 바란다.
역사공부는 <1+1=2> 같은 금방 답이 나오는 산수공부와 달라서 여러가지 조합을 맞추고 소화시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가지를 알면 백가지를 터득한다는 말은 역사공부에는 해당사항이 없다. 교회에 가면 낮은 자세로 섬기라고 가르친다고 하는데 우리 역사야말로 겸손하게 공부해야 한다. 그만큼 왜곡되었고 잘못 주입된 불량 선입관이 깊이 박혀있다.
빈 깡통들이 너무 요란하다.
학교에서 배운 대동강 평양, 요령성 요양은 잊어라! 그리고 낮은 자세로 '조선', '단군'이 무슨 뜻인지부터 깨우치기를 바란다. 요령성 요하가 고대의 요수이고, '태백산과 압록수'를 지금 백두산 압록강이라고 생각한다면 입을 닫고 굳은 머리부터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