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코리아저널 전주현 기자] 한국외대 스페인어과 창립 70주년 행사가 성료 됐다.
지난 11월 6일 오바마홀에서 열린 창립 70주년 기념행사는 스페인어과의 전통과 저력을 펼친 한마당이었다. "Juntos seguimos haciendo historia, 함께 만들어온 70년, 함께 열어갈 미래"를 슬로건으로 개최한 이번 행사는 내외빈, 동문 그리고 재학생과 교수진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졸업생인 우덕룡 명예교수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이어서 박정운 총장, 훌리오 에라이즈 주한 스페인 대사, 양인집 총동문회장, 동문대표 권순한 소이상사 회장의 축사가 계속되면서 70년의 역사를 축하하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이번 기념식에는 스페인,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파라과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등 주한 15개국 스페인어권 외교 사절 및 주한 스페인 문화원장이 참석했다.
기념공연에서는 멕시코 출신의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가 사회를 맡았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스페인어과 70년 역사 파노라마’, ‘지구촌 동문들의 동영상 축하 메시지’, ‘각계각층에서 활약하는 동문들의 모습’ 등이 AI 편집화면으로 눈길을 끌었다(실황 중계 및 동영상 편집: 저스티스파크 프로덕션). 스페인 출신 방송인 라라 베니토가 백지영의 ‘잊지 말아요’와 케데헌의 ‘골든’을 부르면서 행사는 절정에 달했다.
이날 만찬에서 박철 전 총장, 한병길 한·중남미협회장, 카를로스 페냐피엘 소토 주한 멕시코 대사가 건배사로 창립 70주년을 기리고 덕담을 했다. 이후 감사패 및 장학금 전달식, 경품 이벤트 등이 이어졌다. 행사 실황은 유튜브를 통해 지구촌 전역으로 동시 생중계되었다.
2025년은 한국외대 스페인어과가 창립한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1954년에 5개과로 개교한 외대는 이듬해에 스페인어과를 개설해 6개 학과가 되었다.
이후 외대 스페인어과는 한국에서 역사가 제일 오랜 스페인어 교육기관이자 최고의 스페인어문학 및 중남미지역 연구기관으로 자임해 왔다. 고희년(古稀年)을 맞이하는 2025년은 지나간 역사를 반추하면서 새로운 70년을 내다보는 뜻깊은 시점이다.
기념행사의 공동주최자인 스페인어과(학과장 김경희 교수), 스페인어과총동문회(제8대 정길화 회장), 스페인어과학생회(학생장 김지윤)는 유기적인 협력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준비해 연중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었다.
상반기에는 제1회 스페인어권 영화제를 주최했다. 수도권 스페인어과로는 사상 최초로 개최된 이번 영화제는 국내에 스페인어권 대사관이 있는 13개 국가 중 7개 국가-스페인, 멕시코, 쿠바,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코스타리카-가 참여했다.
‘기억, 정체성, 치유(Memoria, Identidad y Sanación)’를 주제로,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 행사를 공동주최한 중남미연구소(소장 신정환 교수)는 향후 명칭을 ‘히스파노포노 영화제’ 혹은 ‘히스파노 스피어’ 등으로 해서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총동문회와 교강사진은 5월 15일에 스승의 날 기념행사와 재학생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
이후 스페인어과총동문회는 ‘미네르바포럼’을 주관했다. 이는 동문들의 교양과 네트워킹을 위한 자리다. 3월 27일에 돈키호테 전문가 윤준식 박사(S·84)의 ‘1617년 7월 그 조선인은 스페인에 남기로 했다!’는 특강이 개최되었다.
5월 29일에는 김기현 선문대 스페인어중남미전공 교수(S·81)가 ‘트럼프 VS 셰인바움- 트럼프 집권 2기, 멕시코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강의를 펼쳤다. 9월 19일에는 박철 전 총장(S·68)의 “나와 스페인어문학 – 박철 전 총장에게 듣는다”가 이어졌다. 연초에 스페인 국왕으로부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에녜상’을 수상한 박철 전 총장의 궤적은 한국 스페인어문학의 역사를 웅변하는 역정(歷程)으로 감동을 주었다.
정길화 스페인어과총동문회장(S·78 동국대 한류융합학술원장, 전 MBC PD,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 역임)은 이번 행사의 정신은 ‘훈토스(Juntos, 함께)’라고 전제하고, “졸업생, 재학생, 교수진이 함께 참여해 스페인어과의 저력을 공유한 아름다운 한마당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번 행사에 국내외 졸업생들이 발전기금을 쾌척하는 등 십시일반으로 동참했는데 특히 중남미 동문들과 ‘훈토스 정신’을 되새길 수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