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상]


[전영 모닝노트] 평온한 마음, 그 고요의 힘

가끔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가 가장 큰 선물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창문을 스치는 바람이 말없이 마음을 다독이고, 커피 향 속에 잠시 멈춘 생각들이 제자리를 찾는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평온함’이라는 낯설고도 귀한 감정을 만난다.

요즘의 세상은 너무 빨리 달린다.

누군가의 성공 소식이 휴대폰 화면을 가득 메우고,

다른 이의 분노와 상처가 뉴스 속을 헤집는다.

그 속에서 내 마음도 덩달아 요동치며 방향을 잃곤 한다.

하지만 평온한 마음은 결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내면의 호수를 바라볼 때 비로소 피어오르는 고요한 물결이다.

평온은 무기력함이 아니다.

그것은 폭풍을 통과한 이만이 가질 수 있는 단단한 침묵이다.

마치 긴 겨울 끝에 피어나는 봄꽃처럼,

수많은 고뇌와 불안을 지나온 마음만이 그 향을 안다.

나는 오늘도 조용히 마음의 창문을 연다.

들뜬 욕망을 내려놓고, 소음처럼 흩날리던 생각을 잠재우며,

한 줄의 햇살이 방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바라본다.

그 빛이 내 안의 그림자를 천천히 지워줄 때,

나는 안다.

평온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임을.

당신,

오늘은 함께 읽는 시

정호승, 〈수선화에게〉를 전합니다

정호승 ―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이 시는 말없이 견디는 평온함의 힘,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깊이를 잔잔하게 일깨웁니다.

“평온은 외로움을 피하는 길이 아니라,

그 외로움 속에서 자신을 다독이는 길이다.

정호승 시인의 말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그 끝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평온이라는 선물을 만난다.”

🍃 전영의 시 – 〈고요의 노래〉

따뜻한 차 한모금 마시며

조용히 묵상 하는 시간

떠오르는 햇살처럼

내 마음도 천천히 고요해 간다

소란한 하루를 견딘 저녁이면

나는 바람에게 묻는다

“오늘의 평화는 어디쯤 있나요?”

바람은 아무 말 없이

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며

조용히 대답한다

“이미 네 안에 있다~.”

이렇게 속삭이듯 말해 준다

당신,

엊그제 벌써 소설 절기도 지났습니다

이제 따뜻한 차 한잔 하시며 평온한 시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올겨울 내내 건강하시고

뜻하시는 일들

잘 이루어 가세요~

샬롬~!!

[사진=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