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강균 걸침탐구] 오랫만에 연극무대에 서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이해랑 극장으로 옮겼다ᆢ새로운 형식의 연극으로 에딘버러 연극제에도 갔던 연출이 특별출연의 기회를 주었다ᆢ물론 시간이 없어 단역으로ᆢ6년전 주연급으로 1시간반동안 330마디 대사를 쳐냈던 그 무대다ᆢ
두가지 감회가 든다ᆢ우선 연극은 다시'가 없다, 삶과 같다ᆢ영화 드라마는 맘에 안들면 '다시 한번 갑시다'가 있다ᆢ그러나 무대에선 실수를 해도 자기가 수습하고 그 상황을 넘어서야한다ᆢ연출은 리허설까지다, 도와줄 사람이 없다ᆢ나를 바라보는 관객의 눈동자속에서 한번만에 살아나와야 한다ᆢ그래서 때론 무섭고 짜릿하다ᆢ
두번째는 극이 주는 시사다ᆢ인간의 정신은 과연 발전하고 있는가에 대한 회의다ᆢ그 시대는 숭고한 정신을 부끄러운 삶 위에 놓을 줄 알았다 ᆢ백년이 지난 지금, 왜 사는지에 대한 물음은 바래지고, 그저 먹고사는 문제,내 안전의 답에만 머리를 박고있는 느낌이다ᆢ
매슬로우 욕구이론에서 밑바닥의 생리적,안전의욕구 수준을 헤매고 있는ᆢ그렇다고 그 시절로 가고싶진 않지만, 우리의 이 자유와 주체를 제대로 느끼고 펼치지 못함이 안스러울뿐ᆢ섬은 밖으로 나와봐야 그곳이 아름답다는걸 안다고 했다ᆢ
새로움을 마다않는 예술가를 만나러 갔다ᆢ노원뮤지엄의 뉴욕 거장전ᆢ바닥에 자신을 잠겨 물감을 흩뿌리는 폴락, 빨간색 속에도 50개가 넘는 다른 빨간색이 있지않냐 질문한 로스코까지ᆢ입장료의 몇배를 안고 나오는 이 풍성함ᆢ
이제 리허설 시간이다ᆢ그들은 이렇게 살았는데 우리는 잘 살고 있는가, 질문을 던지러 간다ᆢ8일간의 무대가 끝나면 과연 나는 답을 찾아나올 수 있을까? 조선협객, 4호선 동대입구역, 출구가 협소하다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