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항 칼럼] 전략적 이기주의와 도파민
이기주의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을 분비하게 한다. 그 이유는 이기주의는 필연적으로 타인과의 관계에 불편을 발생시키는데, 몸은 그 불편으로 부터 방호를 위해 심신을 긴장시켜야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타주의는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호르몬인 도파민을 분비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되어 몸의 근육은 이완되어 편안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타주의라고 하면 그건 훌륭한 인격자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의 머리에는 이타주의라는 단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왜 그러냐 하면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생존이 제일 중요한 가치라서 이기주의가 본능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기주의에 전략을 입혀 "전략적 이기주의"로 만들면 상황은 달라진다. 전략적 이기주의란 곧 이타주의가 되기 때문이다.
이타주의는 나보다 남에게 이로운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즐겁고, 나중에는 그렇게 베푼만큼 또는 그 이상이 돌아온다는 경험치를 통해 얻어진 삶의 지혜다.
그러니까 이타주의에는 전략적 사고가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당장에 손해를 보는 것같지만 후일 어느 땐가는 그 반대급부가 돌아오고, 그게 아니라도 베푸는 순간 느끼는 즐거움이 나에게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타주의가 손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그건 "전략적 이기주의"다. 남에게 양보하고 베푸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이타주의 수용이 수월하다.
단지 지금 당장의 이익은 아니라도 미래에는 나에게 이익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 그건 이기적 본능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우리 인류사에 이름을 남긴 성현들의 말씀이나 종교의 가르침을 분석해보면 전략적 이기주의를 실천하라고 한 것들이라고 해석이 가능하다.
그 좋은 말씀들은 그대로 실천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암시만 하는 데 비해, 이타주의도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한 전략적 이기주의라는 것을 전략이론은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전략적 사고는 지적 수준이 높고 논리적 사고가 지배한 현대인이 받아들이기가 쉬울 것이다.
행복이란 스트레스가 없고 즐거운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 하면 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하고 도파민이 펑펑 쏟아지게 하면 된다.
이를 위해 전략적 이기주의를 기준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된다.
이를 실천해보니 갈등은 줄어들고 마음은 훨씬 편해졌다. 역지사지가 쉬워지고 After you, please! 가 쉬워졌다.
많은 사람이 동참하면 전략적 사고가 이 땅에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