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준 언론정보학 교수 , 경영컨설턴트 [사진=더코리아저널]
[김세준 종횡무진] 삼력(三力)을 키우자 ... 노화를 이기는 힘
노화는 물리적 시간은 속절 없이 흘러가는데 몸, 마음, 정신이 더 이상의 생명 활동을 멈춘 상태를 의미한다. 물리적 시간을 크로노스로 체험된 시간을 카이로스로 본다면 카이로스의 시간이 크로노스의 시간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다.
어렸을 때는 시간의 역전 현상 때문에 하루가 엄청 길다는 느낌을 받는 반면 나이가 들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도 카이로스 시간과 크로노스 시간의 상대성 때문이다.
노화는 크로노스의 시간은 여전히 일정하나 체험된 시간인 카이로스의 시간이 크로노스의 시간을 따라 잡을 수 있는 근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한 마디로 노화는 자신의 몸, 마음, 정신을 지탱할 수 있는 근력의 상실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노화가 멈춰 섰다는 것은 크로노스의 시간을 따라 잡을 수 있는 카이로스의 시간 근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카이로스의 시간이란 자신을 지속적으로 생장하게 만드는 몸, 마음, 정신의 주체적 체험이 채워진 시간이다. 카이로스의 시간이 빈채로 보내지는 상태가 노화다. 카이로스의 시간 근력은 몸, 마음, 정신의 근력의 곱하기로 계산된다.
우리는 흔히 노화를 늦추기 위해 '몸'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진정한 활력은 몸을 넘어 마음과 정신의 근력에서 나온다. 노화를 늦추기 위한 방법으로 본인은 세 개의 근력인 삼력을 주장한다. 삼력이란 몸을 지탱하는 근력, 마음을 지탱하는 근력, 정신을 지탱해주는 근력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는 몸을 지탱해주는 근력(筋力) 운동, 마음을 지탱해주는 힘을 글력(袽力) 운동, 정신을 지탱해주는 긍력(矜力) 운동을 위해 시간을 쓴다. 카이로스 시간손실을 막는 것이 노화를 막는 근원적 원리다. 삼력(三力)을 균형 있게 단련하는 것이야말로 노화의 시간을 멈추는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다.
1. 몸의 근력: 근력(筋力)
심장을 위해 유산소 운동은 기본이지만 노화가 진행될 때 자신을 활동할 수 있게 일으켜 세우는 근력이 제일 먼저 빠져 나간다. 심장이 활발하게 뛰어도 근력이 없으면 심장과 반응하는 몸의 격차가 커지고 이 긴장이 무너지면 노인들은 대부분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힘줄에 붙어 있는 알갱이인 근육은 몸의 코디네이션을 관장한다. 힘줄만 있고 근육이 없는 사람들은 코디네이션 능력이 떨어져서 자주 넘어진다. 근육은 몸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과 움직일 수 있는 코디네이션 능력을 제공한다. 근력은 몸의 자립성에 가장 중요한 변수다. 근육은 뼈를 지탱하고, 혈액 순환을 돕고, 면역력을 키우는 '생존의 엔진'이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줄어드는 근감소증이 오고, 이는 낙상 위험을 증가시키고, 결국은 만성 질환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트린다.
매일 30분, 자신의 체중을 이용한 근력 운동(스쿼트, 팔굽혀펴기)이나 저항성 운동(덤벨, 밴드)을 한다. 내 몸의 주인으로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몸의 근력이'이 내일의 활력을 만든다.
2. 마음의 근력: 글력(袽力)
글력은 책을 읽고 읽은 것을 기반으로 글을 써서 자신의 마음의 거울(진성리더십의 정신모형)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이다. 마음의 거울이 깨끗하게 닦아진 상태를 유지해야 세상을 그대로 비춰볼 수 있고 세상의 돌아 가는 모습을 그대로 읽을 수 있어야 세상에 가장 최적화된 말과 행동을 제안해 낼 수 있다.
글력은 단순한 작문 실력이 아이다. 자신에 관해 글을 쓰는 행위는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통제하며, 복잡한 상황을 해석하는 마음의 상태를 지탱하는 힘이다. 호기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책을 읽어가며 새로운 정보를 탐독하고 지적인 자극을 유지하고 이것을 자신의 마음의 거울을 닦는 힘으로 쓰는 것이 근력이다. 글을 통해 세상을 읽고 이것을 반영해 자신에 관해 매일 새로운 글을 쓰는 글력은 곧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는 가장 좋은 훈련이다.
지적인 활동이 줄어들면 뇌 세포 간의 연결이 약해지고, 기억력 및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져 치매나 우울증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많다.
하루 10분이라도 일기 쓰기, 독서 후 생각을 정리해 필사하기, 새로운 언어나 기술 배우기 등 뇌를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활동이 요구된다. '오늘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마음'이 바로 내일을 제대로 보는 마음의 명료함을 만든다. 나이가 들었어도 총기가 있다는 말을 듣는 다면 세상을 제대로 읽고 대응할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 유지된다는 찬사다.
3. 정신의 근력: 긍력(矜力)
긍력은 어떤 어려운 난관에서도 자신에 대한 긍지를 잃지 않는 힘을 의미한다. 긍력은 삶의 목적에 따라 정신의 주체성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다. 내가 하는 일, 내가 살아온 방식, 그리고 내가 앞으로 살아갈 이유에 대해 스스로 존경과 자부심을 느끼고 필요할 때 자신에 대한 긍지를 지키기 위해 용기 있게 자신을 내던지는 내면의 힘이다.
삶의 목적이나 가치관이 흔들리면 무기력, 고립감, 우울증에 취약해진다. 정신의 중심이 단단해야 어떤 역경에도 무너지지 않는 회복 탄력성을 갖게 된다. 빅터 프랭클이 나치의 수용소에서 견디게 만든 근력도 정신의 긍력이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예: 봉사, 창조, 가족 등)가 수렴하는 지점인 존재목적을 명확히 하고, 이에 부합하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 목표를 실천하는 작은 프로젝트를 일관되게 수행하는 것이 긍력의 기반이다. 매일 자신에게 '나는 이런 점에서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고 되뇌며 주는 긍정적인 자기 암시도 필수적이다 . '오늘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나'가 어렵고 암울한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내일의 의미를 만든다. 긍력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 오늘보다 더 나아질 내일의 나를 만드는 힘이다. 긍력은 시간을 따라가는 것을 넘어 미래의 시간에 먼저 가서 기다리게 만드는 힘이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이지만, 그 속도를 늦추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우리의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다. 근력, 글력, 긍력의 삼박자가 조화롭게 작동할 때, 우리 몸, 마음, 정신은 활력을 유지하며 주체적인 노년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근력을 키우는 것은 바벨을 들어 올리는 것과 같아서 오직 차이와 반복을 원리를 통해서만 키워진다. 오늘 10Kg의 바벨을 들었던 사람이 내일 갑자기 20Kg의 바벨을 들지 못한다. 20Kg의 바벨을 들 수 있는 근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그만 차이인 11Kg에서 시작해서 11K를 반복해서 근력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11Kg이 근력의 베이스가 되면 다시 12Kg의 차이를 들어 올리는 차이와 반복을 지속해야 한다. 근력은 영어 번역은 Discipline이다. 사람들이 Discipline을 규율을 넘어 반복적 훈련이라고 번역하는 이유다.
앞에서 근력은 크로노스의 물리적 시간을 따라 잡을 수 있는 체험된 시간 카이로스의 근력이고 카이로스의 근력은 몸, 마음, 정신의 곱으로 계산된다고 설명했다. 곱으로 계산된다는 것은 각 근력의 절대값도 높고 세 근력 사이의 차이도 없어야 가장 높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한다는 의미다.
몸, 마음, 정신의 근력이 유지될 때만 우리는 험난한 세상에서 자신을 주체적으로 일으켜 세우고 달리고 비상하고 필요하면 숨기도 할 수 있는 자유의 공간을 확보한다. 이렇게 확보한 공간 중 남들이 절대로 침범할 수 없도록 울타리가 세워진 자신만의 비밀공간이 퀘렌시아다.
퀘렌시아의 공간을 확보한 사람들만 이 공간을 치유의 한방 병원으로 삼아 살다가 생긴 근력 상처도 치유하고 다시 근력을 보강하여 자신을 주체적 존재로 세우는 작업에 몰입한다. 한 마디로 퀘렌시아는 손상된 근력을 치유하는 자신에 대한 환대와 치유가 복원되는 공간이다. 우리는 근력이 만든 공간인 버퍼의 힘이 없다면 다양한 세상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다.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해 세상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근력을 키우는 일에 의해 결정된다. (출처 윤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