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메타포] 천둥과 폭우暴雨 속에서도 그리움이
조각가 박상희
천둥 치고 폭우 쏟아져도 너를 향한 그리움은 어쩔 수 없구나.
한 가닥 가녀린 꽃대로 어찌 그 큰 무게를 용케도 견뎌내노니
빨갛고 하얀 패랭이와 붉은 범부채, 보랏빛 도라지꽃의 유혹도 못 본 듯이 견뎌내는 너.
풍선초의 허풍과 익어가는 포도의 육향도 밀어내며 기어이 피워냈으나 네게 이 모습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운명이로구나.
너의 슬픈 이름 상사화相思花.
너는 어쩌라고 그 아픈 이름 거부치 아니하고 받아들였더냐!
한 몸에서 태어났으나 서로가 결코 만날 수 없는,
마치 오빠를 사랑하게 된 비블리스와 여동생의 고백을 듣고 도망친 오빠 카우노스의 비극처럼.
오빠를 찾다 지쳐 쓰러진 자리에 흘린 눈물과 자신의 몸이 녹아 샘이 되어버렸다는 '비블리스의 샘'처럼 쏟아지는 빗물은 어느새 고여 상사화의 흔들리는 얼굴을 비췄다.
안녕!
내 사랑 그 숙명의 고독이여~
허무의 외침이여!
답 없는 언어의 주검이여!
식어버린 열망과
마비된 심장이여!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여!
이것이 인생.
C'est la vie.
ㅡㅡㅡ
덧붙여:
어제 마당에 물 주려다 포도나무잎 사이로 얼핏 수줍은 듯 살짝 보이는 연 분홍색.
포도나무잎을 들추니 그 밑으로 놀랍게도 상사화가 어느새 피어 커다란 나뭇잎에 눌려 시들어가고 있었다.
바로 포도나무잎을 잘라내고 상사화가 숨 쉬고 온전하게 보이도록 하였다.
오늘 새벽, 천둥 치고 비 엄청 쏟아질 때 엊저녁 상사화가 궁금하여 내려가 보니 가냘픈 꽃대가 흔들리며 견디고 있음은 애처로우면서도 아름다웠다.
그때의 사랑스럽고도 그리운 마음의 애련愛戀과 애처롭고도 가련한 마음의 애련哀憐이 겹쳐 스치는 단상을 적었다.
2025년 8월 13일 삼청동에서
http://www.ganghwanews.co.kr/news/articleView.html...
C'est La Vie - Chyi Yu (이것이 인생-제예) 가사 한글자막 - YouTube – https://m.youtube.com/watch?v=nlMNWMWdn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