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영 문학박사, 중앙대예술대학원장 [사진=더코리아저널]


[이대영 감성일기] 열흘 넘는 감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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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 것이 오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니,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여름감기가 온 것이다. 엊그제 사흘치 약을 받아 오다. 콧물이 주루룩, 목 칼칼과 기침이 가득, 견뎌내야한다.

원래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다. 작은 병 같아도 방치하면 큰 병으로 번진다. 감기엔 이불 덮고 땀 흘리는 게 약이다. 충분한 휴식과 보온이 특효이다. 감기는 자연 치유가 최고이다.

허나, 내가 그럴 시간이 있는가. 내일 음악교육학회 초청강연이다. 쉰 목소리로 하여야 하니 듣는 이도 퍽 불편할 것이다.

오늘 세계예술올림피아드 회의를 끝내고 저녁을 먹다. 이어 분당으로 날아와 빈회장 등등 친구와 아우들을 보다. 기쁨이다. 약 대신에 정종을 몇 잔 마시다.

[사진=이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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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에 꿈칠멘토단 8월 행사로 창작뮤지컬 "마리 퀴리"를 관극하다. 멘토 KBS 박진범 국장님이 주관하여 대멘 다니엘과 수민, 그리고 멘티 희진, 지은이 광림아트센터에 모이다.

서사가 단순하지만, 마리 퀴리의 삶 즉, 당대 여성이라는 사회적 한계를 극복한 과학자로서의 열정과 고독, 그리고 위대한 발견의 순간을 잘 담아냈다. 두 번의 노벨상을 받은 과학적 성취와 여성으로서의 투쟁서사, 특히 방사능의 위험과 인간의 윤리에 대한 질문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예전에 한국과학창의재단 후원으로 과학연극을 만들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없다. 관극 후, 저녁을 나누며 예술과 과학, 휴머니즘을 화두로 더 깊은 미학적 대화의 시간을 갖다. 예고 2년생인 희진이는 뮤지컬 관련학과로 진학할 계획이라고. 가을학기에 "사천의 선인"을 준비 중이다.

예대 재학생 다니엘은 아무래도 뮤지컬은 가벼운 것같다며 웃다. 녀석은 연극의 묘미에 빠졌다. 알리샤 역의 장희원 배우가 합류하여 멘토들에게 무대 경험을 나누고 조언해주다. 사진이 포스터처럼 예쁘다. 입시준비로 바쁜 하음이 빠져 아쉽다. 적극적인 박진범 국장님이 늘 고맙다. 감기는 다 나은 것같으나 잔가래기침이 기관지를 붙들고 있다. 열흘 넘는 감기 없다고 하니, 곧 자유다.

[사진=이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