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국대학교 한류융합학술원}


[더코리아저널 전주현 기자] 동국대학교 한류융합학술원(DUHA 원장 정길화)은 최원재 연구원(동국대 사학과 외래교수)이 지난 7월 30일(수),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2025 ICLA Congress에서 ‘모더니티 시대 한류 스타 이상(李箱)’을 내용으로 한 발제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올해 제24회 세계비교문학협회 총회의 주제인 ‘비교문학과 기술’에 이은 ‘맥락 속의 서사’, ‘문학과 기술의 융합’ 등 하위주제에 연관된 발표로 기획되었다. 기존의 한류의 현상 연구에서 한 발 더 들어가 한류의 이면에 있는 한국적 정서를 찾는 모색의 일환이다.

이번 발표에서 최원재 연구원은 요절한 천재시인 이상이 갖게 된 문학심리적 공포의 영감에서부터 그가 한류에 미친 영향에 관한 설명까지 흥미로운 주장을 제기했다.

친일파의 본거지 서촌에서 보낸 어린 시절과 이후 도심지를 배회하던 모던 보이 이상은 가상세계를 생각해냈고, 신문물을 접하면서 자신만의 코드를 이해해야만 진가를 알 수 있는 작품을 여럿 남겼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이상 연구와는 다른 참신한 시각으로, 인문학과 디지털을 융합해 가상세계 등 새로운 콘텐츠 담론을 펼치고 있는 관점에서의 새로운 시도로 풀이된다.

시인이자 소설가 이상을 한류의 원천 콘텐츠로서 재조명한 이번 발표에서 최 연구원은 이상이라는 한국적 브랜드가 갖는 위상으로 모더니티, 시대정신, 실험정신, 테크놀로지, 감수성을 들어 설명했다.

한 마디로 말해 이상은 문자로 우주를 창조한 ‘타이포그래퍼’이자 한국의 모든 이들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는 ‘감성의 블랙홀’이라는 것이다.

발표에 이어 파주타이포그라피배곳(PATI) 출신 디자이너 박지연의 작품 발표가 있었다.

시인 이상의 「삼차각설계도」에서 영감을 얻은 〈별먼지(Stardust)〉라는 제목의 작품은 최원재 연구원과 함께 연구한 끝에 맺은 결실이다.

우주적인 바탕에 추상성 번역이라는 타이포그래피 관점을 도입하여 이상의 시를 ‘만져볼 수 있는’ 독창적인 작품으로 구현했다. 작품 〈별먼지〉는 인문학과 타이포그래피 연구자가 만나 이상의 문자의 공간성과 입체성을 끌어낸 첫시도로 한류의 심층 기제를 이끌어가는 이들에게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발표를 경청한 최수란 미국 버몬트대 교수는 “한류를 이끌어 가는 힘으로 이상을 주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에서 예술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최교수는 “앞으로 문학사가 아닌 예술사적으로 이상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관심을 보였다.

또 일본 학자로서 참석한 구로기 료지 대전대 교수는 “이상의 디지털적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면서 “이상의 다채로운 면을 직접 경험해 매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무대에 설치된 ‘별먼지’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번 ICLA 총회에서의 발표는 문학과 기술의 융합이라는 시대적 화두를 다루면서도 한국문학과 비교문학의 접점을 탐색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DUHA의 최원재 연구원은 발표를 마치며 “이상이라는 독보적인 브랜드가 K-POP, K-DRAMA, K-NOVEL 등 다양한 K-콘텐츠의 원류처럼 스며들어 있다”며 “K-문학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질문을 던질 때”라고 말했다.

정윤길 2025 ICLA 총회 대회장(한국동서비교문학학회 회장, 동국대 교수)은 “시의적절한 연구주제로 좋은 발표였다”고 언명했다.

발표를 지켜 본 참가자들은 “문학이 기술과 만나는 접점에서 인문학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번 대회가 K-문학이 세계문학과 소통하는 새로운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사진=동국대학교 한류융합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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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국대학교 한류융합학술원}

[사진=동국대학교 한류융합학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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