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영 문학박사, 중앙대예술대학원장 [사진=더코리아저널]
[이대영 감성일기] 질풍노도에도 꺾이지 않는 나무여야 한다
1 말로만 쾌락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입과 혀는 말하라고 있는 것이니 그 몸의 주인이 결정하는 것이라 어쩔수 없지만, 주변 얘기에 귀를 빼앗긴 몽매한 사람들이 내뱉는 경박한 쾌락에 실소가 나온다. 공부 좀 하지. 무지한 자의 무례함은 더 화가 난다. 도대체 당신은 어느 시대의 살고 있는가. 악마와 결탁하고도 선으로 포장한 그네들의 행위는 다 허영이고 사치다. 뉴스를 보지 않으려 노력하다. 비가 폭포처럼 쏟아지다. 갑자기 날이 차다.
2 불쾌지수가 높다. 백업 받는데 몇시간이니 다른 일을 하지 못하다. 짬을 내어 예총정책연구원 사무실을 청소하다. 다심선생이 춘천과 과천 일이 바빠서 자주 묵지 못하여 벌레가 생기다. FGI 의견을 나누다. 그틈에 바퀴 한 마리를 잡다. 더위를 먹었는지 느리다. 빨랫거리와 옷가지를 챙겨 철산을 들러 귀가하니, 문앞에 단호박이다.
3 20년 전 연재하던 SF소설 리미노이드를 다시 훑다. 지금 AI로 벌어지는 일들이 여기 담겨 있다. 휴머노이드 시대다. 플롯을 재설계하며 네오이아를 추억하다. 동기 최영진 교수와 통화하다. 많이 웃다. 하긴, 고양아람누리에 당신이 거기 왜 있었는지 이제야 알겠다.
4 오늘도 지인 페북에서는 철학 예술 정치 경제 문화 여행 푸드 독서 등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지다. 좋아요 누르며 벗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다. 안철수 의원에게 혁신위원장 잘해내시라고 덕담한 것이 엊그제인데, 그만 오늘 사퇴하였다는 뉴스를 보다. 트럼프와 머스크 관계도 찰떡에서 콩떡으로 바뀌었다는데, 세상이 요지경이다. 더위 때문이다. 아니다. 인류문화사가 다 그렇다.
5 어제의 친구가 원수가 되고, 오늘의 원수가 내일의 친구가 되곤 했다. 그래서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다. 또한, 악은 선을 해하나 선은 악을 품기에 세상사 늘 악인이 이기는 것같아도, 결국 선이 이기게 되어 있다. 하늘의 그물망은 성기나 악인은 빠져나갈 수 없다.
6 인과응보에 시차는 있으나 오차는 없다. 그러니 더 착하게 살자. 바야흐로 국내 상황은 물론이고 세계질서가 급변하는 질풍지경초(疾風知勁草)의 시대이다. 질풍노도에도 꺾이지 않는 나무여야 한다. 당당하고 올곧게 서자.
7 습도가 60을 넘다. 폭염이다. 샤워를 하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디렉토리를 정비하다. 엄청난 자료. 40여년의 삶. 가족사진과 공연사진, 작품과 저술활동, 연구논문과 정책자료 등를 정리하다. 인생 2막을 위한 준비다. 참 많은 작품과 자료가 컴퓨터 수장고에 갇혀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