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철 역사학자, 탐험가 [사진=더코리아저널]


[윤명철 탐험미학] 밤 중 서호가를 홀로 거닐며

별 크지않은 몸뚱이

길지도 않은 삶.

이 속에 이리도

다양한 삶

헤아리기 힘든 지식들

담겨 있는데.

바이쿨, 이식쿨, 카라쿨

떠 올리면

자그마한

사람 손 탄 호수지만

천 여년 세월 동안

내가 아는것 만도

얼마나

엄청난

기 막힌 사연들

담겼을까.

나라 뺏긴 채 유랑하는

우리 독립군들도 살았으니.

역사.

인류 역사란?

어쩌면

그 냥반이 말한

業장들,

인연들

보다

길고도 두꺼운 사연들 자체인 데.

이제

역사로 회향할 채비

서서히 차리는

나.

빌 뿐이다.

옛날

따라가 눈여겨 봤던

홍두평 황새같던

할머니 손 길처럼

두 손 펼쳤다 모아가며

빌고 빌 뿐이다.

이 生

풀거 다 풀고

마무리 잘 하라고.

다 들

맺힌 사연들

다 풀어내

홀가분하게 날개짓 하라고.

그게

온전한 삶이니.

서호의 밤

물결 흔들리며

밤 풀어낸다.

2025 05 26. 서호에서.

항주 도착한 첫날. 한밤에 홀로 나가 거닐었습니다.

1996년 뗫목탐험은 항주대학, 즉 지금의 절강대학의 후원이 있었습니다. 워낙 대규모 사업이라 정치적,행정적인 일들이 많 고, 학자들이 다수 참여하는 사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까지 우리하자들도 참여하는 국제학술회의도 참 여러번 했습니다.

우리와 강남지방의 교류를 현대에 재확인했고, 우리 학계도 인식을 하고. 연구하는 계기가 됐었습니다. 그래서 일을 주관하는 저는 항주대학에 자주 오갔고, 서호도 자주 거닐었습니다.

참 많은 사연들이 있습니다. 이런 내용들은 뗏목3000 리. 장보고의 나라 등 몇 권의 책에 상세하게 기록했습니다. 물론 연관된 논문들도 여러편 있습니다.

서호.

우리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받드는 소동파의 손길이 강하게 작동한 곳이지요. 지금도 한 구조물에는 蘇堤라고 부릅니다.

윤명철

항주 서호 [사진=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