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희 영화감독, 영화평론가 [사진=더코리아저널]


[한옥희 무비리뷰]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에서 만나는 시대적 걸작,

월드시네마

다양한 문화와 시선이 교차하는 세계 영화의 장

<오베라는 남자>, <복수는 나의 것> 등 총 일곱 편 선보여!

올해는 특히 ‘신념, 갈등, 기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 정치와 정서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선별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할 것인지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고, 시대와 국경을 넘어 영화가 건네는 진실과 마주하며 깊이 있는 예술적 대화의 장을 열고자 한다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는 음악, 예술, 전시, 포럼이 어우러진 "도심형 다원예술 플랫폼"으로, 영화제 안에 유기적으로 결합된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도시문화 축제로 자리매김 해왔다.

야외 무료 상영회, 전시와 포럼, GV, 단편영화 공모전 등 전 세대를 아우르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갖춘 프로그램으로 선보일 제5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KBS홀과 CGV 피카디리에서 5일간 진행된다.

하네스 홀름 감독의 <오베라는 남자>는 북유럽 특유의 블랙 유머와 따뜻한 시선으로, 상실과 고립의 시간을 보내던 노인이 뜻밖의 이웃과의 관계를 통해 다시 삶을 선택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연 롤프 라스가르드는 거칠지만 정이 많은 인물의 이중성을 섬세하게 연기하며 관객의 공감을 이끈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는 죄와 용서, 침묵과 회복이라는 주제를 담담하고 절제된 정서로 풀어낸 작품이다. 아내를 살해한 후 감옥에서 출소한 주인공이 새로운 삶을 모색하며 겪는 내면의 변화가 잔잔한 호흡 속에 펼쳐진다. 배우 야쿠쇼 코지는 복잡한 감정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하며, 일본적 미학과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을 동시에 드러낸다.

실존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문제작 <복수는 나의 것>은 배우 오가타 켄이 연기한 주인공 ‘이와오’는 살인과 절도를 반복하며 도피생활을 이어가고, 이마무라 감독은 그 과정을 통해 전후 일본 사회의 구조적 소외와 폭력, 인간의 욕망과 잔혹함을 냉혹하게 그려낸다.

제5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의 공식초청으로, 5월 28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라메르 3층 4관에서 중국계 미국인 만화가 곽경웅의 특별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영화제 주요 상영작 중 하나인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영원한 봄(Eternal Spring, 창춘)>과 연결된다.

곽경웅 작가 특별초대전은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가 올해 제시한 키워드 ‘자유를 그리다’와도 깊이 호응한다. 전시장에는 포스터 원화를 포함해 한국의 24절기를 모티프로 제작된 드로잉 회화 시리즈, 홍콩 민주화운동의 포스터 원화 등 작가를 대표하는 그림들이 전시될 예정이며, 그림을 통해 예술이 시대를 기록하는 방식에 대한 섬세한 질문을 던진다.

5월 30일 영화제 개막식과 주요 상영관에서는 곽경웅 작가가 직접 참여하는 즉석 드로잉 굿즈 이벤트가 진행된다. 관람은 무료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사진=한옥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