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조각가 [사진=더코리아저널]


[박상희 메타포] 엉겅퀴와 해당화

조각가 박상희

그리움,

원망이라는 꽃말의 해당화.

그리움이 지나치면 그 대상에 대한 원망이 생겨나는 것도 인지상정, 자연스러운 이치겠다.

'이끄시는 대로'라는 꽃말도 갖고 있는 것처럼 해당화는 강화도, 작업실 앞 둘레길에서 육지로

이사 왔음에도 잘 자라며 향기를 내고 있다.

'엉겅퀴 꽃은 짙은 마젠타 칼라에 장미와 달리 이파리에 가시가 있다.

그래선지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한다. 장미처럼

자신을 방어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가시로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엉겅퀴에게는

다양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성모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뽑아낸 못을 묻은 장소에서 피었다고 전해져 기독교의 성화(聖花)가 된 꽃이라 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엉겅퀴가시가 마녀를 쫓고, 가축의 병과 벼락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믿고 있다.'

엉겅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에도 전설이 있다.

고려 때, 몽골의 침략으로 강화도로 조정을 옮기고 최후까지 항전할 때 몽골 병사에게 겁탈을 당한 여인이 자결한 자리에 피어난 꽃이 엉겅퀴란다. 그래서 엉겅퀴는 겨울에도 죽지 않아 고려 여인의 정절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겼다.'고 한다.

엉겅퀴 또한 강화도의 들가에 핀 것을 몇 년 전 옮겨 심었는데 혹시 엉겅퀴를 캐낸 곳이 고려여인의 그자리?

강화도에서 작업하고 있는 조각가로서 새삼 꽃말의 의미가 남다르다.

화향 천리,

인향만리라 하는데.

이 사진 보시는 이들의 눈, 코, 귀에도 해당화 향과 바닷소리 가득하시길.

^^

[사진=박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