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 칼럼] 이제는 산림을 효율적으로 관리 할때
2025년 3월 청도 산불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일어나 48,000㏊ 이상의 광범위한 임야가 전소된 대화재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며, 역대 가장 많은 인명·재산 피해를 불러일으킨 산불이다.
전국적으로 산불이 무려 30건 이상 발생했으며, 산청군, 울주군, 의성군, 하동군, 안동시,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헐벗은 산에 나무를 심기 시작해서 30년만에 전체 산림 중 97%를 푸른 숲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바 있다.
특히, 우리 나라는 전 국토의 65%가 산지로 산림녹화, 숲가꾸기 등은 숲 관리로서 만의 의미가 아니라 국토를 관리한다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1950년대 초반 한국의 산림은 일제 수탈과 한국전쟁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박정희 정부는 62년 제1차 경제개발계획을 세우며 민수용 석탄 공급계획을 포함했으며, 64년에는 35개 도시에 민수용 석탄을 공급하면서 땔감 사용을 막았다.
그리고 1965년을 ‘일하는 해’로 정하고 나무심기에 많은 예산을 편성하여 ‘치산녹화(治山綠化) 정책’이라 부르는 거대한 국책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65년부터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산림녹화 사업이 진행되어, 화전(火田)을 정리하고 식목일마다 대통령부터 나서서 나무를 심는 행사를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73년 시작된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은 4년 일찍 달성했다.
6년 동안 29억4000만 그루를 심었다.
79년 시작된 제2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도 1년 앞당겨 87년에 달성했고, 88~97년에는 산지 자원화 10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2017년 한국의 나무 총량은 9억7360만㎥로, 52년의 27배 규모가 되었으며, 산지 1㏊당 나무 총량은 154.1㎥로 치산녹화 원년인 73년 11.3㎥의 13.6배로 늘었다.
그리하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한국 산지 1㏊당 나무 총량은 131.2㎥인 미국은 앞질러 한국은 산림녹화에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림과학원은 숲이 주는 혜택은 ▶수자원 저장 공급 ▶수질 정화 ▶토사 유출 방지 ▶산사태 방지 ▶온실가스 흡수 ▶대기오염 개선 ▶산소 생산 ▶산림 휴양 ▶산림 치유 ▶생물 다양성 보전 ▶산림경관 ▶열섬 현상 완화 등 12개 기능으로 연간 126조원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평가했다.
일반 국민들은 산림이 빽빽하게 우거져 있어야 건강한 모습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나무도 살아있는 생명이기 때문에 콩나물 버스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며 끼여 있는 상태를 솎아내기를 하면 10년 뒤 남은 나무는 빽빽한 틈에 끼여 힘겹게 자랄 때보다 2배 이상은 성장하여 훌륭한 재목으로 자란다.
그리고 그동안 산림녹화에 치중하고 관리를 등한시 해온 탓에, 온갖 덩쿨식물이 나무들을 휘감아 숲으로 가는 길조차 없을 정도로 나무가 밀식되어,
대형 산불에 취약하고, 또한 해마다 겹겹하 쌓인 낙엽이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게하여 지하수 고갈이나 홍수조절 기능도 상실하게 한다.
그러므로 이제는 치산치수가 아닌 산림간벌에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
간벌(間伐)은 나무를 솎아내는 숲 가꾸기이므로 나무끼리 경쟁을 완화시키고, 알맞은 생육공간을 만들어 나무의 생장을 촉진하며, 건전한 수풀로 이끌어 우량한 목재를 생산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도 나무를 자르는 것까지는 정부 정책이 개입하고 있지만, 자른 나무를 어떻게 하느냐는 데 대해서는 '나 몰라' 산림정책이기 때문이며, 또한 어디서도 나올 수 없는 예산이 문제다.
간벌후 굵은 나무만 골라오면 잔가지들은 그대로 산에 남지만, 처리할 예산, 용도마저 없어 잘라낸 나무는 산에 쌓아놓을 수밖에 없기에 썩어 산림용 비료가 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산마다 잘라낸 나무가 쌓여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 폐해를 알면서도 해마다 옛 방식대로 간벌을 하는 꽉 막힌 행정이 진행 중이다.
한편으로는 과연 간벌만이 숲을 가꾸는 것인지도 반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갖가지 수종의 활엽수를 제거한다는 것은 숲의 다양성을 파괴하는 것이며 그로인해 가을의 단풍나무숲이나 봄의 영산홍 숲을 없애버린 예는 부지기수이다.
안타깝지만 먼저 대비하지 않으면 당하게 되는 게 자연의 이치다.
우리 스스로를 산림을 지키서, 재앙으로 키우지 말고 관리해 제 기능과 역할을 하는 소중한 자원으로 관리해야 한다.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