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호 사진작가 [사진=더코리아저널]


[조문호 렌즈세상] 꽃 피는 ‘화요일’에서 원시의 자연을 만나자.

지난23일 새로 둥지 턴 꽃피는 '화요일'로 봄 놀이 갔다. 아무리 시국이 어수선하지만 꽃피는 봄 날을 모른 채 할 수도 없지만, 지난 가을에 떠나 온 아산 ‘백암길사람사진관’의 안위도 궁금했다.

‘화요일’에 가기 전에 백암길부터 잠시 들렸는데, 바싹 말라버린 국화 더미가 맞이했고, 늦가을에 심은 시금치는 이제 사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탁자에 쌓인 뽀얀 흙 먼지가 무심함을 나무라는 것 같았다.

봄에 입을 옷만 챙겨 나왔는데, 올 해는 기력이 떨어져 자주 오지 못할 것 같아 더 서운했다. ‘봄에실농장’에 가보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기존의 한옥을 재 단장하여 손님 맞을 스테이로 개조했는데, 정원에서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는 화덕과 야외 무대까지 만들어 놓았다.

꽃피는 ‘花曜日’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철마다 갖가지 꽃들이 꽃 대궐을 이룬다. 그리고 비가 오면 맹꽁이들이 “맹꽁맹꽁” 노래 부르고, 여름밤엔 반딧불이 산채를 수놓는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과 진달래, 개나리 등의 꽃 봉우리에 마음 설레고 있으니, 기타리스트 김병수씨가 찾아왔고, 이어 ‘뮤아트’ 김상현씨와 풍자가족도 도착했다.

오자마자 악기를 꺼내 연주부터 시작했는데, 자연 속에서 듣는 음악은 봄을 더 실감나게 만든다. ‘봄날은 간다’에서부터 ‘하얀 목련’에 이르기까지 아련한 추억을 불러들였고, 김병수씨의 감미로운 음률이 봄밤을 흠뻑 적셨다.

울어대던 풀벌레마저 기가 죽어 잠잠했다. 상현씨의 슬픔이 우러나는 진한 음색은 새로운 개성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었다. 목 수술 후 높은 음에 무리가 갔으나, 얼마나 열정을 쏟았는지, 그 경지를 뛰어 넘은 것이다.

세상 떠날 때도 된데다, 세상 돌아가는 꼴에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는데, 상현씨 노래를 들으니 불에 기름을 부은 듯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병수씨의 간드러진 기타 줄 떨림까지 부채질했다. 그런 분위기에 어찌 술 생각이 나지 않겠는가? ‘대마불사주’에다 곰삭은 김치와 삼겹살의 조화도 일품이었지만, 이현이가 끓여 온 얼큰한 국수 또한 별미였다.

김병수씨의 연주 솜씨는 들을 때마다 혀를 내두른다. 어떻게 그런 야릇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지, 그 애드립의 줄 떨림이 가슴을 후벼 팠다. 그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는다면 이보다 행복한 죽음은 없을 것 같았다.

새벽을 알리는 닭이 울었지만, 두 시간이나 더 놀았다. 잘 먹고 잘 놀았지만, 자고 일어나니 온몸이 후들거렸다. 노는 것이 힘들다면 그만 놀라는 말인데, 누워 죽는 것 보다 서서 죽고 싶다. 상현씨가 부른 ‘하얀 목련’ 가사처럼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진다”

아래는 ‘화요일’ 소개 글입니다.

꽃 피는 ‘화요일’에서 원시의 자연을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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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