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철 와인스쿨 대표 [사진=더코리아저널]


[기고 김준철] 기독교와 와인

‘기독교와 와인’이라면 미국의 개신교, 금주법 제정에 앞장 선 ‘기독교여성금주연합’ 등 와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생각하기 쉽지만, 초기 기독교인들은 와인과 다른 알코올음료를 정기적으로 소비했다.

성경의 대부분은 포도 재배에 이상적인 지역인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난 일을 묘사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시대에 유대인들은 로마인들처럼 와인 소비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초기 기독교인들도 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신약에서 예수의 첫 번째 기적은 물을 와인으로 바꾸는 일이었다고 써져 있다. 그리고 최후의 만찬과 성찬 의식은 와인이 기독교에서 단순히 마시는 음료가 아니라 종교 의식의 중요한 우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와인은 신의 창조물이라 믿었으며, 따라서 와인은 이로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와인을 마시는 것이 나쁘다고 비난할 때는 와인을 과도하게 마실 경우뿐이었다.

초기 교회의 선각자들 중 누구도 와인 소비를 금지한 사람은 없었다. 교황 클레멘스 1세로도 알려져 있으며, 서기 1세기 후반에 로마의 주교였던 ‘로마의 클레멘트(Clement of Rome)’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그러므로 어떤 이들은 순전히 건강을 위해 약으로서 와인을 사용하고, 또 다른 이들은 휴식과 즐거움을 위해 와인을 마시는 것은 옳다. 우선, 와인은 마신 사람을 이전보다 더 온화하게 만들고, 술자리 동료들에게 더 유쾌하게 하며, 하인들에게 더 친절하게 하고, 친구들에게 더 다정하게 만든다. 그러나 과음하여 취하게 되면, 그는 오히려 난폭해지고 만다."

기독교는 로마에서 불법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모임은 자연히 가정에서 열렸다. 가정은 여성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여성들은 이러한 가정 교회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했다. 초기 기독교 여성들의 대부분은 유대인이었다. 이는 그들이 유대인 명절에 와인을 마시는 데 익숙했음을 의미한다.

팔레스타인에서 8월 말에서 9월 사이에 포도가 익고, 수확은 남성,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축하의 시간이었다. 이때는 와인을 마시면서 일을 했다. 그리고 그들은 결혼식, 할례 등 다른 의식에서도 와인을 마셨다.

특별한 행사 없이도 와인 한 잔을 즐기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초기 기독교 여성들은 그들의 종교가 박해를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와인을 마시고, 종교를 전파하며, 사람을 이끌 수 있었다. 와인은 종교 의식이든 아니든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