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희 도시공학 박사 [사진=더코리아저널]


[권창희 도시탐구] (10) 문명은 어떻게 도시를 설계하는가?

도시민의 정서와 습관의 형성 과정

도시는 문명이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산물 중 하나입니다. 도시의 설계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의 구축을 넘어,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서, 습관,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한 세대가 다른 세대로 이어질 때 도시의 구조와 디자인은 시민의 삶을 구성하는 기본 틀로 작용하며, 이 틀은 문화, 경제, 정치, 환경 등 다방면에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번 글에서는 문명이 도시를 설계하는 과정과 도시민의 정서와 습관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1. 문명과 도시 설계: 삶의 공간을 넘어선 의미

도시 설계의 근본 목적

문명이 도시를 설계하는 목적은 단순히 주거 공간을 마련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도시는 인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경제 활동을 활성화하며, 문화와 예술을 창조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도시 설계는 기능적 요소와 정서적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역사적 사례

고대 로마

로마의 도시 설계는 공공광장(포럼)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구조로, 시민의 정치적, 사회적 참여를 촉진했습니다. 포럼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시민 정서의 중심지로,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공간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

르네상스 도시 설계는 예술과 건축을 통해 인간 중심의 정서를 강조했습니다. 피렌체의 광장과 길거리는 시민들이 예술을 감상하며 문화적 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현대 스마트시티

오늘날 스마트시티는 기술을 활용해 도시민의 편의와 안전을 극대화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시 설계는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여 도시민의 생활 패턴을 분석하고,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2. 도시민 정서와 습관의 형성 과정

1) 정서의 형성

도시민의 정서는 도시의 물리적 환경, 사회적 구조, 그리고 문화적 요소에 의해 형성된다.

물리적 환경: 도시의 거리, 공원, 건물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안정감, 개방감, 혹은 소속감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연과 가까운 도시 공간은 도시민에게 심리적 안정을 제공한다.

사회적 구조: 공동체 활동과 사회적 상호작용은 도시민의 정서를 강화한다. 시장, 광장, 도서관 등 공공 공간은 도시민 간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장소로 작용한다.

문화적 요소: 도시의 역사와 전통은 도시민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예술 작품, 축제, 전통 음식은 도시민의 일상에 스며들어 정서를 풍요롭게 한다.

2) 습관의 형성

도시민의 습관은 도시의 구조와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다.

교통 시스템: 편리한 대중교통은 도시민에게 걷기, 자전거 타기 등 건강한 습관을 장려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동차 중심의 도시 설계는 비활동적인 생활 방식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활동: 상업 중심의 도시 설계는 소비 패턴을 형성하며, 이는 도시민의 소비 습관에 영향을 미친다.

공공 서비스: 도서관, 체육관, 공원 등 공공 서비스는 도시민에게 배움, 운동,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는 도시민의 일상 습관을 구성한다.

3. 도시 설계와 인간 중심의 접근

1) 정서적 연결을 위한 도시 설계

자연은 인간의 정서적 안정과 회복에 큰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공원, 녹지대, 도시 농업 공간을 확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 할수 있다. 도시 곳곳에 예술 작품을 배치하고, 시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 행사를 기획함으로써 정서적 풍요를 제공한다. 주민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고, 고립감을 줄입니다.

2) 건강한 습관을 장려하는 도시 설계

도보와 자전거 중심의 도시설계, 걷기와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는 도시 설계는 도시민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은 도시민의 시간 관리 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친환경 건물과 에너지 절약 정책은 도시민에게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4. 사례 연구: 도시민 정서와 습관의 변화

1) 바르셀로나의 슈퍼블록(Superblock) 프로젝트

바르셀로나는 교통량을 줄이고 공공 공간을 시민들에게 되돌려주는 슈퍼블록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민의 정서를 변화시켰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도보와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며, 공공 광장을 통해 시민들의 사회적 연결을 강화했다.

2) 도쿄의 편리한 대중교통

도쿄는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대중교통 시스템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시민들에게 시간 엄수와 계획적인 생활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다

3) 서울의 한강공원

서울은 한강 주변을 공원으로 개발하여 도시민들에게 여가와 운동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도시민의 건강과 정서적 안정을 증진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5. 미래 도시 설계의 방향: 감성과 데이터를 결합하다

1) 데이터 기반 도시 설계

스마트시티 기술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도시민의 생활 방식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를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예를 들어, 교통량 데이터는 최적의 도로 설계를 제안할 수 있으며, 공공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통해 시민의 요구를 반영한 정책을 만들 수 있다.

2) 감성적 접근

데이터 중심의 설계가 모든 답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도시는 사람의 감정을 담는 그릇이기도 한다. 따라서 건축, 예술, 문화 요소를 포함하는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

6. 도시 설계는 인간의 삶을 빚어내는 작업

문명은 도시를 설계하면서 도시민의 정서와 습관을 형성해 왔습니다. 과거의 도시 설계는 공동체 의식과 문화적 정체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오늘날의 도시 설계는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하여 더 나은 생활 환경을 제공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시가 인간 중심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도시 설계는 단순한 공간의 창조를 넘어, 도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