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욱 여행작가, 디지털 크리에이터 [사진=더코리아저널]


[손정욱 팔도기행] 인천 중구 <실미도>

무의도 서북쪽에 있는 풀등으로 연결된 작은 무인도이다. 물이 빠지면 걸어서 건너갈 수 있어 섬을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데 물때를 맞추지 못하면 갇힐 수도 있다. 들어갈 때 풀등이 넓게 열려 있어 여유있게 섬 절반을 들러보았는데 물이 들어오는 중이었나보다. 무의도로 돌아오기 전에 이미 물이 들어와 신발을 벗고 간신히 건널 수 있었다.

실미도는 한때 북파공작원을 훈련시키는 곳이었다. 북한이 김신조를 포함한 124군부대를 남파하여 혼란을 일으키자 이에 보복하고자 정상적인 부대원이 아닌 형무소에 있는 죄수들 중 선발하여 타격대를 만들어 훈련시켰다고 한다.

훈련 중 비인간적인 대우에 반발한 부대원들이 부대를 이탈하여 버스를 탈취한 뒤 서울로 향하던 중 노량진 유한양행 앞에서 군대와 대치하다 전원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영화 실미도가 이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천만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 우리집은 유한양행에서 가까운 노량진 삼거리에 있어 진압군들이 몰려가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들이 몰사한 후 부대는 해체되었으리라. 정상적인(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던 부대이니 정상적인 건 없지만) 북파공작원도 아니고 임시로 구성된 부대이니 우리 HID 선배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들의 선택이 몹시 안타깝다.

실미도엔 그들의 흔적이 없다. 나쁜 추억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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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정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