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성 작가, 시인 [사진=더코리아저널]


[김홍성 산중서재] 오늘의 낙

홍천 쪽 어느 산중에 사는 거사님과 카톡으로 채팅하는 중에 아래 사진을 보내고 자랑질을 했더니 '오늘의 낙이로군요' 하셨다. 그 분도 몇 개 삶아 먹고 싶지만 한 개도 없다며 부러워하시는 통에 '오늘의 낙'이라는 제목이 탄생했다.

본가에서 산중으로 돌아올 때부터 눈은 펄펄 날리고, 각자의 방에 틀어 박혀 영화 한 편 씩 보고 나왔는데 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아내는 계란을 삶기 시작했다. 아내가 보던 영화는 프랑스 파리가 배경이어서 옛날에 파리에 살 때 계란 삶아 먹던 생각이 났다는 것이었다.

산중에는 눈이 고요히 내리고, 우리 둘은 금방 삶은 계란을 깨소금 찍어서 맛있게 먹었다. 런던에서는 계란을 프라이해서 먹고, 파리에서는 삶아서 먹더라는 아내의 얘기를 들으며 나는 폰사진을 찍었다.

손 때 묻은 나무 절구와 깨소금을 은근히 강조하고 싶었다. 깨소금을 빻은 나무 절구는 솔루 쿰부 도보 여행 중에 들린 작은 마을의 공방에서 구입한 것이다.

[사진=김홍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