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영 문학박사, 중앙대예술대학원장 [사진=더코리아저널]


[이대영 감성일기] 연천의 문화역사 스토리의 공간을 찾아 나서다.

북녘 하늘을 보곤 한다. 고성이나 임진각에서 보는데, 올해는 연천이다.

주민증을 맡기다. 비표를 받아 민통선 안 열쇠박물관으로 오르다. "명령 하나에 목숨을 건다"는 슬로건이 숙연하게 한다. 박물관 정문 왼편에 김대중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다녀갔다는 기념비가 있다. 오른편에는 중공군 중대병력을 미군 소대병력이 맞선 지켜낸 T본 능선 전투비가 있다. 자세히 보면 미군 전사자들의 이름이 있으나 세월에 바래 하늘처럼 투명하다. 충혼탑 뒤로는 625전투 상황을 요약한 1층 자료실이 있다.

2층 전망대에 오르니, 100여석 정도의 작은 영화관처럼 자색의자가 단정하게 놓여 있다. 사방 통유리로 디엠지를 볼 수 있게 했다. 통창 앞에 커다란 미니어처가 있다. 현 위치와 동쪽의 백마고지, 서쪽의 개성쪽, 고대산, 북한의 주소와 위치를 입체적으로 디자인 했다. 남북 각각의 GP 위치와 북녁 황해도 지형과 강원도 철원 등 겹겹 늘어선 군사분계선이 뱀처럼 휘어 흐르다. 사진은 찍을 수 없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김정은 선언 후 디엠지 군사분계선에 북한영역의 도로를 닦았다고 설명하다. 저멀리 눈이 내린 하얀 경계도로가 선명하게 보인다. 갈 수 없는 땅, 앙상한 겨울나무처럼 가엾다. MP가 미니어처를 보며 안보견학을 온 사람들에게 현재의 위치와 상황을 설명하다. 잘생긴 그는 내년 5월 전역이란다. 밖으로 나가 망원경에 눈을 맞추다. 북쪽 GP의 인민군이 움직이는 것이 보이다. 그들의 대남확성기도 보이다.

하산하는 길, "5 땅굴은 5 사단이 찾는다"는 표어가 보이다. 어느 대대의 슬로건 "조국통일은 열쇠부대가 연다"는 말이 든든하다.

박물관에서 내려와 재인폭포 및 끊어진 철도 등 연천의 문화역사 스토리의 공간을 찾아 나서다.

[사진=이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