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클린 최/피아니스트, 예술감독/ <제이컬처그룹>대표, <클래식제이>발행인
[재클린 최의 K리더] '세계 속에 한국의 심장을 울리다':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사진제공= Jaehyuk Choi_official]
혼란 속 ‘문화의 힘’
새해가 밝았지만, 우리 사회는 여러 혼란 속에 놓여 있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민을 하나로 묶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 것은 다름 아닌 '문화'였다. 지구촌 거리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K-Pop과 어느새 한국어 가사를 떼창하는 다양한 민족들! 한국 음식을 먹으려고 도로 지평선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을 선 사람들...
지난 해에는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고, K-뷰티, K-스포츠, K-인터테인먼트, K-클래식 등 모든 분야 할 것 없이 다양한 K-콘텐츠와 한국의 문화는 세계속에서 그 위상을 떨쳤다. 최근 영국에서는 한국어의 학습 인구가 100배 증가했다는 통계가 보도될 정도다. 어느새 전 세계가 열광하고 인정하는 강국으로 우뚝 선 K컬처!
따라서 시대의 혼란 속에 나아가야 할 길은 바로 우리가 가꾸고 만들어 온 이 문화강국의 지속성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다. 문화는 우리의 정체성과 가치를 공유하고 미래를 향한 희망을 제시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제는 미래를 열어갈 젊은 세대들, 그리고 더욱 ‘한국적’인 것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문화를 새롭게 빚어내는 주역들이며, 그들의 창의성과 도전정신은 우리 문화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원동력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젊은 세대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감각과 기술로 한국 문화를 재해석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의 정체성’과 ‘뿌리’를 재정립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이며 어떤 시간적, 공간적 경계로부터도 자유로운 ‘젊은 예술인’을 통해 우리 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한국 창작세계'의 존재감 알리는 젊은 개척자
K-POP과 드라마, 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는 이미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클래식 음악은 여전히 연주자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클래식 연주자들이 전 세계 유수의 콩쿠르들을 휩쓸며 이제는 공공연히 세계 최고의 클래식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우리의 뿌리와 정체성을 '창작의 세계'를 통하여 공통어인 음악으로 풀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것이 아닌 소재’로 우리의 뿌리와 존재를 알리고 인정받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실력’이 아닐까.
작곡가 최재혁은 한국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창작을 통해 한국적 클래식의 정체성을 알렸으며, 그는 연주자를 넘어 한국적 뿌리를 세계 무대에 각인시키는 창조적 선구자이자 개척자로 거듭났다.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은 2017년 제72회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클라리넷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녹턴(Nocturne) Ⅲ'으로 역대 최연소 1위를 차지하며 한국 클래식 창작세계의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후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세계적인 지휘자 사이먼 래틀과 함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지휘자로서도 데뷔,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는 한류가 특정한 장르를 넘어 다양한 예술 분야로 확장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제네바 국제 콩쿠르 수상장면
역대 최연소 우승한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Anne-Laure Lechat146
한국적 정체성의 표현/ 문화 외교의 역할
그의 작품은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요소를 담고 있으면서도 한국적 정체성을 녹여내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단순히 전통을 답습하지 않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감각으로 세계 무대에 전달한다. 그의 작품에는 한국적인 선율, 리듬, 그리고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요소들이 담겨져 있으며, 그가 창작한 오케스트라와 실내악 작품들은 한국적 정서를 담은 독창적인 음색과 구조로 청중을 매료시킨다.
이는 K-컬처의 중요한 특성인 "한국의 문화적 뿌리를 바탕으로 한 세계적 영향력"과 맥을 같이한다. 따라서 최재혁의 활동은 클래식 음악이라는 보편적인 언어를 통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문화 외교의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이는 전통적인 한류 콘텐츠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한국을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편 세계적 오케스트라 및 음악가와의 협력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클래식의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와의 공감을 이끌어 내어 연주자 중심에서 벗어나 작곡가, 창작자의 목소리를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했다.
그의 창작 세계는 한국적 뿌리의 아름다움과 힘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한국 문화가 가진 깊이와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부쿠레슈티 갈라콘서트에서 지휘하는 최재혁 (2024)
[사진제공=Jaehyuk Choi_official]
작곡가/지휘자로서의 비전과 도전
Q. 재클린최: 대한민국 최초로, 제네바 국제 콩쿠르 작곡부문 역대 최연소 1위를 했다.(2017년) 그 후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사이먼 래틀 경과 런던 심포니를 함께 지휘하며 국제 무대에 지휘자로 데뷔한 것은 이미 음악계에서는 매우 유명한 일화가 되었다.(슈톡하우젠-그루펜/2018년) 이는 한국의 음악계를 놀라고 떠들썩하게 했던 결과이며 역사의 기록이다. 제네바 콩쿠르의 우승(작곡부문)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한편, 최근에는 부쿠레슈티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하여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데(지휘부문), 지휘자로서 갖는 포부도 궁금하다.
A. 최재혁: 세상에 음악가로 내 이름이 알려진 계기가 되었다. 자연스레 내 작품이 연주될 기회가 많아지면서 지휘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다. 제네바 콩쿠르 입상은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휘자로서는 아직 양말을 신고 있는 단계지만, 대충 신고 나가지 않겠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찾아주셨으면 한다. 또한 나 스스로 직접 찾아가기도 할 것이다. 여러 가지를 많이 듣고, 다양한 작품들과 함께 멋진 분들을 만나고 싶다.
루체른페스티벌에서 공연이 끝난후 청중에게 인사하는 최재혁
(왼쪽부터 던킨 와드, 최재혁, 사이먼래틀/2018)
[사진제공=Jaehyuk Choi_official]
Q. 재클린최: 글로벌 무대에서 다양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느끼는 성취감은 어떤 것인가? 대중들은 소위 ‘아이돌’이나 대중음악을 하는 이들로부터 무대 위의 긴장감과 성취감을 함께 공유한다. 클래식 음악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 말이다. 클래식 음악과 다소 거리가 먼 대중들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그 심장 쫄깃함과 성취감을 생활 속에서의 예시로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표현해 줄 수 있겠는가?
A. 최재혁: 아하. 모두들 초등학교 때 학예회 같은 공연, 장기 자랑 한 번쯤은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잘 못해서 망신이면 어쩌지, 사람들이 좋아할까 등의 걱정과 긴장의 느낌... 그것보다 몇백 배는 더 떨린다! 근데 떨리면 떨릴수록 재밌다. 스키를 배운 지 얼마 안 됐는데 상급자 코스를 가서 떨리는 그 느낌이랄까... 혹은 추운 날씨에 뜨거운 온천에 들어가는 느낌도 동시에 드는 것 같고. 무더운 날 생맥주 첫 한 모금의 그 짜릿함! 그것의 몇 배의 느낌이랄까. 인류의 직업 중 가장 오래 사는 직업이 종교인과 지휘자라고 한다. 아마 종교인 분들이 그들의 신과 접촉(교감?) 할 때 느끼는 그 소름의 강도가 지휘자가 느끼는 희열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파르뉴 페스티벌 파이널콘서트에서 지휘하고 있는 최재혁 (2022)
[사진제공=Jaehyuk Choi_official]
Q. 재클린최: 지휘자와 작곡가라는 두 역할이 서로의 예술적 관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시너지 효과는 무엇인가.
A. 최재혁: 예전에는 미술가가 조각도 하고, 그림과 벽화도 그리고 했다고 한다. 음악가들도 마찬가지로 음악도 만들고 연주와 지휘도 했다. 미래라고 해서 다른 것은 없다. 오히려 당연히 음악가라면 두 가지 이상의 시각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종합적인 예술가’가 되는 것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철학 등에 대해서도 깊은 견해와 경험을 가진다면 그 사람이 세상에 비로소 내놓게 되는 작품들은 매우 다채로울 것이다. 시너지 효과는 지휘자의 입장을 알기 때문에 작곡가의 입장이 되었을 때 더 효율적으로 작업하게 된다. 악보가 담고 있는 것은 결국 소리이기 때문에, (물리적 연주 소리뿐만 아니라, 눈으로만 악보를 읽었을 때에도 들리는 소리를 담고 있음) 지휘자의 입장이 되었을 때 작곡가의 은밀한 의도가 조금은 더 잘 보이고, 따라서 더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 같다. 즉 여러 시각을 가질수록 악보라는 거울이, 또는 우물이 더욱더 맑아지는 것을 경험한다. 미래에는 그 거울에서 보다 명확한 내 모습을 보고 싶다.
작곡가 최재혁의 자필 악보 (유니버셜 에디션)
[사진제공=Jaehyuk Choi_official]
Q. 재클린최: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의 스테이지를 위한 프로그램 선정기준과 특별한 무대를 만들기 위한 기획과정이 궁금하다.
A. 최재혁: 모든 공연이나 행사 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겠지만, 늘 기획할 때 머릿속에 주인공은 관객이다. 이번 공연의 관객은 누구인지, 또 다음 공연의 관객은 누구인지에 따라 무슨 음악을 어떻게 배치하고 연주할지 결정된다. 그 도시나 국가, 또는 특정한 공연에 오시는 분들에 대한 사전 조사는 필수다. 결국 좋은 공연이란 관객이 참여하는 공연이다. 좋은 연주는 듣는 이를 흥분시켜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특히 20세기와 21세기의 작품들을 무대에 올릴 때는 그 작품들을 들어본 사람들의 수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수보다 많으리라는 것을 전제하고 시작한다. 따라서 익숙한 음악과 시각적 효과, 다양한 작품들을 배치하여 항상 관객들이 함께 할수 있도록 손을 내밀고자 하고 있다. 마치 현대미술관에서 설명하는 큐레이터, 또는 새로운 레스토랑에서 음식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셰프처럼 말이다.
가장 좋은 공연은 '관객이 참여하는 공연'이라고 말하는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사진제공=Jaehyuk Choi_official]
음악적 여정과 철학
Q. 재클린최: 최근 BBC 프롬스 코리아에서 현대음악의 시각적, 음향적 스펙트럼을 펼치는가 하면, 모차르트 음악의 향수를 담아냄으로써 시공간을 초월한 음악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졌다. (24년 12월 3일) 즉 과거, 현재, 미래까지도 생각해 보게 되는 타임 스케줄 & 스페이스를 상상하게 되더라. 2025년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현대음악’과 ‘클래식음악’을 정의한다면?
A. 최재혁: 그렇다! 음악은 역설적이게도 시간예술이지만 시공간을 초월한다. 흐르는 시간, 그러나 그 너머에 부여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고... 모두 아름다운 상상이다. 감사하게도 내가 의도했던 바를 완벽히 관객분들이 알아주신 듯하다. 아니 생각이 일어나기 전, 그들의 몸과 귀가 본능적으로 반응한 것일 수도 있겠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모차르트의 천국 같은 음악 직전에 연주된 곡이 마치 지옥을 표현하는 것 같다는 말씀을 주신 분들도 계셨다. 멋진 시각이다! 하지만 미래에 다른 이에게는 이 곡이 전혀 다른 것을 표현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음악의 특징이다. 현대음악, 즉 20, 21세기 음악과 그 이전의 음악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만큼이나 파격적이고 기괴하고 현대적인 작품이 후대에 나온다면 그것은 인류의 축복일 것이다. 음악은 사실 정의할 수가 없다. 고전음악이란 무엇인가? 또 낭만 음악은 무엇인가? 같은 시기, 같은 도시에 살았어도 모차르트와 하이든의 음악은 너무 다르다. 같은 시기의 독일 작곡가들임에도 브람스와 바그너의 음악 또한 너무 다르다. 즉 음악에 어떠한 사조를 붙인다거나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미래 세대가 만들어 낸 그릇된 분류법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한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내밀하고 은밀한 소리다. 따라서 정의한다는 것은 그 연약하고 소중한 상상을 배려하지 않은 것과도 같다.
BBC프롬스 코리아에서 지휘하는 최재혁 (2024. 12)
[사진제공=Jaehyuk Choi_official]
Q. 재클린최: 현재를 살아가는 작곡가로서 자신만의 음악 언어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A. 최재혁: 남의 말을 경청하되, 다시 나 자신에게 물어보고 솔직하게 대하기! 다양한 생각과 관점을 존중하기!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당당하게 표현하고 모르는 것이 있다면 물어보기!
Q. 재클린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거나 특별한 무대를 준비할 때 표현되는 ‘예술가 최재혁’의 창의성과 영감은 즉흥적으로 나타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평소 다양한 인사이트를 구축 & 축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A. 최재혁: 여러 가지 경험을 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어떠한 공부를 찾아서 한다거나 하는 경우보다는, 다양한 공간으로 여행을 가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들이 가장 크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생전 처음으로 뜨거운 커피와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는 아포가토를 경험했다면 그것은 "대조와 병치, 그리고 그것들의 융합과 조화..." 와 같은 것이다. 이것은 책 백 권을 읽는 것보다 더 직접적인 체득으로 기억될 것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경험들을 언어화하여 지성인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사회적으론 필요하겠지만, 예술가 개인에겐 그저 그 '느낌'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늘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는 창작자 최재혁
관객과 함께하는 '낮잠 공연'
[사진제공=Jaehyuk Choi_official]
Q. 재클린최: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의 오늘을 만들어 가는데 결정적인 계기나 작품 혹은 영향을 많이 받은 인물이 있다면?
A. 최재혁: 베토벤이다. 베토벤을 생각하면 못 할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 용기를 얻고, 신념을 잃지 않게 도와준다. 베토벤이 지휘하는 것도 자주 상상해 본다. 베토벤의 안 들리는 외적 귀, 그러나 더 섬세해진 내적 귀를 상상으로 경험하곤 한다. 상상만으로도 수없이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리더로서의 역할 (앙상블블랭크) & 현대음악
Q. 재클린최: 오랫동안 ‘앙상블블랭크’의 리더로 활동했다. 현대음악을 무대에 올리고 관객과의 공감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거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국의 클래식 음악계에서 개척자의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어린 나이에 부담이 될 법도 했을 텐데 약 10여년 만에 ‘앙상블블랭크’를 세계적인 단체로 거듭나게 이끌어왔다.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의 과정들이 있었나.
A. 최재혁: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 계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훌륭한 리더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시대에 따라, 그리고 그 사회에 따라 그 모양이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리더를 포함한 모두가 같은 목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그 목적을 사랑하고 모두가 진심으로 원해야 한다. 지휘자의 권리는 악보에서 나오고, 작곡가의 권리는 상상을 받아 적을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당연히 악보가 눈앞에서 치워지는 순간, 더 이상 리더 행색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관객들과 '소통'하는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사진제공=Jaehyuk Choi_official]
Q. 재클린최: 현대음악의 최전선을 선택하여 관객들과의 친밀도를 시도하는 '앙상블블랭크'의 무대는 늘 '재미'있고 흥미롭기로 유명하다. 이것이 '앙상블블랭크'가 지향하는 예술적 방향인가?
A. 최재혁: 그렇다. 일단 '재미'있는 것이 중요하다. 유희는 사실 인간의 가장 깊은 감정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앙상블블랭크는 20, 21세기 음악들과 더불어 고전 작품들도 함께 주기적으로 연주해 왔다.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저 "음악은 모두 같다"라는 것이다. 음악이 '익숙하거나 그렇지 않거나'에 따라 우리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뿐이다. 익숙하지 않다는 말은 즉 "우리가 그것을 접할 기회가 많지 못했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경험할 귀한 기회를 나눌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 알지 못하는 음악을 듣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청각적 리스크를 감행해 보시기를 나는 언제나 추천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은 더 큰 울림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이 리스크 & 하이 리턴(High Risk & High Return)'은 모든 경우에 적용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현대음악'으로 관객과 호흡을 함께 나누는
'앙상블블랭크'의 수장 최재혁
[사진제공=Jaehyuk Choi_official]
Q. 재클린최: ‘앙상블블랭크’ 단원들 중에는 미국, 유럽, 한국의 현직 교수 & 오케스트라 수석 등의 포지션으로 같은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을 것이다. 또한 대부분이 본인보다 나이도 많아서 그들과 협업하고 소통하며 관계를 꾸준히 이어 온 것은 많은 노력이 있었을 듯하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나.
A. 최재혁: 단원들 모두가 너무나 멋진 분들이다. 나 역시도 항상 배우고 있다. 예술의 전제는 ‘존중’이다. 우리가 모두 그렇게 하고 있고, 서로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것만 있다면 우리는 모두 친구다! 좋은 음악가란 사실 다른 악기의 소리를 잘 듣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베를린 필하모닉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음악가의 일은 사실 듣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도 하셨고 나는 깊이 공감한다. 남의 말을 경청 잘하는 사람은 역시 음악도 남다르다. 반대로 귀를 사용하는 음악가들임에도 남의 말에 도통 그 귀를 제대로 쓰지 않는 분들도 있다. 우리 앙상블은 모든 단원들이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기 때문에 이렇게 유지되어 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단원들간의 '존중'을 가장 중요시 하는 진정한 리더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사진제공=Jaehyuk Choi_official]
Q. 재클린최: 신년 2025년의 계획과 앞으로의 활동에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A. 최재혁: 오로라를 한 번 보고 싶다. 그리고 더욱 나에게 솔직한 음악을 쓰고 싶고, 더 많은 관객들과 음악가들, 예술가들,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
위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클래식 음악의 창작자이자 젊은 개척자 최재혁의 다양한 활동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으며, 젊은 음악가들에게 국제 무대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재혁은 K-POP이나 드라마와 같은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와는 결이 다른, 또 다른 분야에서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K-컬처의 한 축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한류의 중요한 일환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앞으로 이런 젊은 문화예술인들이 더욱 많이 우리의 문화 유산을 기반으로 미래지향적인 한국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치열함을 겪어오면서 성장해온 '끈기'의 절정판 민족이다. 어려웠던 역사적 시련을 늘 극복해 왔고 결과적으로는 세계 경제 강국, 문화강국으로 우뚝 선 자랑스러운 한민족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지금은 모두 하나가 되어 우리가 일구어온 K컬처를 더욱 발전시키고, 역사에서 그래왔듯이 "문화"로 단결해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증명해야 할 때다.
인터뷰 중인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 재클린 최 예술감독
***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미지와 글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의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K컬처 아티스트로,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예술을 알리고 있는 재클린 최 감독
...
***필자 소개 / 재클린 최(최경숙)
피아니스트, 예술감독, 융합예술기획자, 교육자, 편집장, 칼럼니스트, 스타일리스트, 뷰티 인플루언서, 해외 문화교류 기획자로 활동 중이며, EBS 기획 다큐멘터리 출연, 독일 보훔대학교 초청 강연 등 문화예술 및 교육계에서 멀티테이너로서의 역할을 하며 독보적인 [재클린] 브랜드를 형성. 자기계발서 <열정의 힘> 저자, 20년 동국대학교 외래교수 역임
현) 토탈 문화콘텐츠 플랫폼 컴퍼니 <제이컬처그룹> 대표이사, 한국미래음악협회 회장, <월간리뷰> 편집위원 및 칼럼니스트, <월간에듀클래식> 자문위원, <재클린 컬렉션>대표, 뮤지카프렌즈 & 앙상블 음악감독, Art_iN 퍼블리싱 대표, ®뉴욕뮤지카 입시연구소 대표, 국내 유일 휴먼 매거진 [클래식제이] 편집장 및 발행인, <더코리아저널> 이사 및 편집위원. @jacquelinechoi0 / classicjourna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