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성 시인, 작가 [사진=더코리아저널]


[김홍성 산중서재] 린다 리밍 Linda Leaming.<어떤 행복>

린다 리밍 Linda Leaming.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소설 창작으로 문예창작학과 석사 학위를 받은 미국 작가. 1990년대에 유럽과 아시아를 여행했으며 1997년에는 히말라야의 작은 불교 왕국인 부탄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버렸다.

부탄의 공립학교 영어 교사로 일하면서 탕카 화가를 만나 결혼하고 그의 친척인 부탄 소녀를 입양했다. 사진의 책 <어떤 행복>은 미국 여자 린다 리밍이 히말라야의 불교 나라에 조금씩 적응하면서 자연스럽게 불교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하창수 선생과의 인연으로 구랍에 이미 내 책상에 놓였지만 오늘에야 다 읽었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아끼느라고 쬐끔씩 읽었기 때문이다.

나는 부탄에는 못 가 봤지만 부탄 옆에 있는 씨킴의 조레탕이라는 곳에서 세 명의 부탄 여성들과 허름한 집에서 같이 밥을 해 먹으며 동거한 적이 있다. 그 중 한 명은 여승이었고, 또 한 명은 승려의 부인이었으며, 나머지 한 명은 사원에서 일하는 보살이었다.

우리는 달맞이꽃이 지천으로 핀 안개낀 개울가에 있는 뜨거운 물 웅덩이(노천 온천) 속에 반나의 몸을 같이 담그기도 했다. 1주일이 채 안 되는 그 짧은 기간은 꿈결 같았다.

집세는 내가 내는 대신 밥은 그녀들에게서 얻어 먹었다. 끼니마다 꼭 나오는 걸죽한 찌개는 치즈와 말린 야크 고기와 말린 고추를 기본 재료로 만든 것인데 맛은 우리 나라 된장 찌개와 거의 같았다.

작가 린다 리밍도 이 찌개에 맛을 들였는지 이 책 속에 요리법을 상세히 기록하여 내 그리움을 자극했다.

[사진=김홍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