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호 사진작가 [사진=더코리아저널]
[조문호 렌즈세상] 일하는 것 보다 노는 게 더 힘들다.
며칠 전 정영신의 ‘진안, 그 다정한 풍경’전 작가와의 대화에서 오래된 친구를 만닜다, ‘진우회’ 사우였던 김종신씨가 부안의 김영숙씨를 모시고 온 것이다.
늦게 인연이 닿아 서로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고 있었는데, 자식들 동의를 얻어 재혼하는 것이 좋을 상 싶었다. 김종신씨는 30년 전부터 사진을 찍었지만, 철저하게 사진을 즐기는 도구로 활용했다.
‘한국환경사진가회’ 회원으로 활동 할 때는 ‘우포늪’과 ‘동강’도 기록했으나 그마저도 일이 아니라 즐기는 대상이었다.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줄 곳 캠핑카를 끌고 다니며 풍광이 좋은 곳에 세워놓고 자연을 즐기며 사진을 찍어 온 것이다
처음에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으나 세월이 지나 생각하니 그의 생각이 더 현명한 것 같았다. 죽고 나면 아무 소용없는 것을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린단 말인가?
반가운 분을 만났으니 어찌 그냥 헤어질 수 있겠는가? 이틀 동안 정영신, 김선우, 김평과 함께 완주와 부안의 볼거리를 쫓아다니며 술까지 얻어 마셨으니, 신세를 져도 단단히 졌다. 완주 친구 집에서 자고 채석강에 들려 횟집까지 갔는데, 세우나 대게도 맛있지만, 전어회 맛이 귀가 막혔다.
이틀동안 잘 얻어먹고 논 것 까지는 좋았으나, 너무 무리한 것 같았다. 잘 걷지도 못하는 주제에 너무 많이 돌아다녔으니 탈이 나지 않을 수 없다. 동자동으로 돌아오자마자 감기몸살까지 겹쳐 자리에 드러누워 끙끙 앓았다.
머리가 깨질 듯 아픈데 약 먹을 생각은 하지 않고, 몸 추스린다며 목욕탕까지 갔으니, 기력이 완전 소진된 것 같았다. 일하는 것 보다 노는 게 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