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뮤직박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번 E장조 D. 157

김민석 승인 2024.11.02 11:31 의견 0
김민석 의학박사, 클래식애호가 [사진=더코리아저널]


[김민석 뮤직박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번 E장조 D. 157

2013년부터 지인들에게 하루에 한 곡씩 음악을 보내고 있습니다. 몇 번 쉬기도 했지만, 가능한 한 계속 이어가려 노력 중입니다. 저도 40대에는 클래식 음악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지만, 10년 넘게 매일 한 곡씩 듣다 보니 이제는 클래식이 좋아졌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듣다 보면 좋아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동안 모차르트의 곡을 들었는데, 오늘부터는 슈베르트의 곡을 소개하려 합니다. 많은 작품 중 먼저 피아노 곡들로 시작하겠습니다. 슈베르트의 음악도 행복하게 감상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감상하실 곡은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번입니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가 1815년, 그의 18번째 생일 직후에 작곡한 초기 작품으로,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세 개의 악장만이 전해지고 있으며, 마지막 피날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소나타가 미뉴에트와 트리오로 끝나는 형식이었을 가능성은 작곡 당시 슈베르트의 기술적 발전을 고려할 때 다소 의문스럽습니다. 첫 번째 악장 Allegro는 에너제틱한 분위기로 시작되지만, 슈베르트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미숙한 면모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 주제와 두 번째 주제가 밝고 경쾌한 대조를 이루며 청중의 관심을 끌어냅니다.

두 번째 악장 Andante는 시칠리아노 풍의 서정적인 선율로 이어지며, 첫 악장의 미숙함을 상쇄하는 차분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악장은 슈베르트의 특유의 감성이 잘 드러나며, 그가 가진 서정적인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세 번째 악장은 활기찬 리듬과 독창적인 반음계적 화음이 특징이며, 트리오에서는 더욱 밝고 명쾌한 선율이 등장해 곡의 분위기를 환기시킵니다. 이 악장은 후에 슈베르트가 17번 소나타에서 다시 사용한 만큼 그가 애정했던 부분입니다. 비록 이 소나타는 슈베르트의 초기작으로 미완성된 상태지만, 그 안에는 젊은 슈베르트의 열정과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는 파울 바두라-스코다의 연주로 감상하시겠습니다. 파울 바두라-스코다(1927-2019)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학자로, 특히 고전 및 낭만 시대의 피아노 음악 해석에 있어 독보적인 권위를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베토벤, 슈베르트, 모차르트 등의 작품을 시대악기인 포르테피아노로 연주하며, 원전연주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주자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연주는 정교한 테크닉과 더불어 깊은 음악적 통찰이 돋보이며, 수많은 녹음과 연구를 통해 후대 연주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늘은 그의 1968년 연주음원입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SCHUBERT: Piano Sonata No. 1 in E major D. 157

I. Allegro ma non troppo 6:58

II. Andante 7:39

III. Menuetto - Allegro vivace - Trio 4:26

김민석 올림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번 E장조 D. 157

[사진=김민석]
[사진=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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