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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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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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훈]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평범하게 살면서
무심하게 지나치는 일들이 많은데,
10월10일 밤 8시부터 새벽1시까진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참으로 깊이있는 감격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대 요르단 축구 승리 함께
"서로 상대적 價値"의 몇가지 소중함이
엄존한다는 교훈입니다.
우선 선배와 전통도 중요하지만
후배의 성장도 매우 괄목할 일이라는 점ㅡ
오래 기다려왔던 고은, 황석영 작가가 아닌
1970년생 한강의 수상은 놀랍지만 한국문학의 전통이 배태되어 가능했고/
비록 손흥민과 황희찬 등 스타플레이어가 결장한 위기에서 이재성과 오현규 뿐 아니라 여러 후배들이 완승을 거두었는데, 이는 악조건을 당하면 다시 새롭게 일어서는 코리안의 단결력 덕분.
두번째는 시대가 달라졌음을 깨달아야 하므로
문화 사회 스포츠 분야에서 정치권이나 기득권층이
간섭, 질책하기보다 조용히 물러서서 스스로 자생,
자정하도록 지원해야 할 점ㅡ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정부가 금기서로 발표하고 그러한 고발정신을 경계해왔으나 세계여론과 한림원은 그 문학정신에 상을 주었고/
체육회(안세영 고발 포함) 축구협회 등 부끄러운 행태들과 문체부의 강력조사 대응에
FIFA는 행정기관이 간섭하지 마라고 권유.
특히 흥미로운 건 한승원과 한강 부녀의
같은 점과 다른 점에서의 교훈ㅡ
인문주의에 천착하고 겸허, 진중하며
서로 작가적 영감을 주고받을 뿐 아니라
이상문학상도 함께 수상한 아버지와 딸의 동질성/
1939년생 아버지는 "강이는 더 詩的이고 환상적이며 글로벌 사상을 지니고있어
이미 애비를 뛰어넘었다.
우리 시대의 문학과 다르더라".
그나마 아버지는 어제 오전
장흥 토굴(집필실)에서 못이기듯 겨우 기자회견을 했는데, 정작 당사자인 딸은
단호히 거부하며 한 말,
"지금도 세계 여기저기에서 전쟁이 일어나
죽음을 보고있으면서 무슨 잔치 났다고
기자회견을 하겠는가"
이러한 부녀의 생각과 행동은 어디에서 나올까?
한가닥 짐작할 수 있는 한승원씨 인터뷰가 있습니다.(2018년 3월13일 중앙일보)
<사랑하는 아들딸에게 남기는 편지>에서
남긴 당부입니다.
"촛불에게서 배워라.
우리의 눈빛이 햇빛과 달빛과 별빛을 만든다.
슬픈 눈빛을 지녀라.
슬픈 눈빛이 이 세상을 꿰뚤어 볼 수 있다."
그러고보니 예전부터 한강의 눈매가
동그랗지 않고
애잔해보이거나 심지어 좀 졸린듯도 보여
젊은 사람이 피곤한가, 했는데
그 여린 눈빛 속에 강인한 人類愛가
엄존했나 봅니다.
쬐금 수긍가는 경우가 있네요.
단전호흡 배우면서 눈을 반쯤만 뜬 채
명상에 잠기면
무엇이 속에서부터 멀리까지
다가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으니까요.
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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