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웅 중구난방] 외계에 지적생명체가 존재할까
푸른 하늘을 쳐다보며 “저 하늘의 끝은 어디일까?”하며 공상을 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우주공상물인 <E.T> <스타트랙> 등이 큰 인기를 끌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도 외계의 소행성에서 온 소년이다.
자주 출몰하는 UFO(미확인 비행물체)는 대부분 그 실체가 밝혀졌어도 여전히 외계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우리 인간의 능력으로 해냈다고 보기 어려운 불가사이한 조형물들, 예컨대 피라미드나 남미 페루의 사막에 있는 거대한 나스카(Nazca) 지상화 등에 대해서도 외계인들이 만들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나스카 지상화는 그 거대한 그림들과 선(線), 삼각형 도형의 크기 등은 현대적인 측량기구의 도움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삼각형 도형의 연결 길이만 하더라도 무려 8Km에 달한다고 한다. 인간의 기술로는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계인들의 작품이라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아직까지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위성채널의 다큐멘터리 채널에는 고대인들이 남긴 갖가지 유적과 유물의 기이한 그림이나 석물(石物) 따위를 추적하며 외계인의 존재사실 또는 그들이 남긴 흔적이라는 주장을 시리즈로 내보내는 프로그램이 있으며, 심지어 우리가 말하는 신(神)이나 하느님이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면 외계에는 과연 지적생명체(知的生命體)가 존재할까? 영국의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박사는 “외계에는 지적생명체가 있다.”고 단언한다. 그뿐 아니라 거의 모든 우주과학자들이 외계에 지적생명체가 있다고 생각한다.지적생명체’란 지구의 우리 인간들처럼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어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계획할 수 있는 생명체를 말한다. 사실 우주의 크기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우주에는 수천 억 개, 아니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항성과 행성들이 존재한다.
그 엄청난 행성들 가운데 기후를 비롯한 갖가지 환경이 지구와 비슷하다고 판단되는 행성만 하더라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들 가운데 지구처럼 지적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물론 추측이긴 하지만, 누구도 그러한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외계에 지적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지구인들과의 우연히 조우하거나 의도적인 접촉에 대해서는 수많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무엇보다 행성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다. 우주공간은 그 크기가 무한대다. 태양계를 벗어나면 아무리 가까운 행성도 빛의 속도로 수백, 수천, 아니 수만 광년 또는 그 이상 가야 한다. 우리의 과학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도저히 갈 수 없는 거리다.
우리 은하계만 하더라도 약 1천억 개의 행성이 있으며 그 가운데 500억 개는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이다. 특히 지구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여러 가지 환경조건이 지구와 비슷해서 생명체가 존재할만한 은하계의 우주공간을 골디럭스 존(Goldilocks Zone) 또는 헤비테이블 존(Hebitable Zone)이라고 한다. 이 골디럭스 존에도 무려 5억 개의 행성이 있다. 우리는 이 구역에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규칙적인 전파를 보내고 있는지 30년이 넘었지만 아직 반응이 없으며 우주에서 오는 그 어떤 의미있는 전파조차 포착되지 않고 있다.
우주의 지적생명체와 관련해서 또 한 가지 깊이있게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우주의 나이는 측정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견해차이가 있지만 가장 보편적인 통설은 약 137억 년이다. 그리고 정확히 헤아리기도 어려운 수많은 항성과 행성의 나이는 저마다 다르다. 이를테면 우리 지구의 나이는 약 46억 년이다. 우주에는 지구보다 먼저 탄생한 별들도 수없이 많고 지구보다 늦게 태어난 새로운 별들도 많다. 말하자면 지구보다 수억 년 먼저 태어난 별들 가운데 지적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들이 있다면 우리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선 문명과 과학, 기술 등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100년 뒤에 우리의 과학이 얼마나 놀라운 발전을 할지, 감히 예상조차 못한다. 그런데 수억 년이 앞선 문명과 과학을 가진 행성과 지적생명체가 있다면 왜 그들이 아직까지 지구에 오지 못했을까? 또한 외계에 지적생명체가 있다면 그들의 모습이 우리 인간의 생김새와 똑같거나 비슷할까?
아니면 SF영화에서 보듯이 괴이한 모습일까? 이에 대해 그 누구도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기는 그들을 본 적이 없으니까 당연히 그들의 생김새에 대해 누구도 자신있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외계에 지적생명체가 있다고 치더라도 그들이 사는 행성의 대기, 중력, 산소 등의 환경이 우리 지구와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전봇대처럼 키가 몹시 크고 비쩍 마른 외계인, 게처럼 몸이 납작하고 옆으로 퍼져 키보다 몸통이 더 큰 외계인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내세우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 아무튼 우리 지구인과 외계인은 그 모습이 다를 것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우리는 외계 지적생명체를 흔히 ‘외계인’이라고 말한다. 우리 인간과 대등하다는 판단에서 ‘사람 인(人)’자를 붙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우리는 그들의 의식과 행동, 이성과 감성에 대해 전혀 모른다. 그들이 우리 인간에게 우호적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또한 그들과의 소통은 언어, 신호, 기호 등, 무엇으로 이루어질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들에게 언어가 있다 하더라도 우리와는 전혀 다를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과연 몸짓이나 손짓 따위로 소통이 될지, 그것조차 전혀 알 수 없다. 우리 인간끼리도 도무지 소통이 안 되면 상대방을 가리켜 외계인 같다고 하는 것이 그 까닭이다.
거의 대부분의 우주과학자들이 외계의 어디엔가 틀림없이 지적생명체가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어쩌면 지적생명체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구보다 수억 년 앞선 어느 행성에 지적생명체가 존재하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문명을 지녔다면, 왜 아직까지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지 않는 것일까?
물론 그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싶지 않은 문명, 굳이 지구의 인간문명과 소통할 필요를 못 느끼는 지적생명체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수많은 별들이 모두 그럴까? 어느 하나의 별이라도 지구와 접촉하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그러한 이유들로 외계에 지적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수억 년 앞선 외계문명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멸망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우리 지구에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듯이, 모든 생명체는 여러 이유들로 언제든지 멸종할 수 있다는 주장도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 또한 외계의 지적생명체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한 고도의 문명을 지녔더라도, 오히려 그 문명이 발단이 돼 핵폭발, 환경오염, 자원고갈 등으로 멸종했을 수도 있다.
문제는 또 있다. 지적생명체의 기준이나 조건은 무엇인가? 우리는 우리의 기준과 조건, 즉 우리 인간과 같은 존재를 지적생명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보다 수억 년이 앞선 고도의 문명을 지닌 외계인이 있다면 그들이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을 지적생명체라고 말할까? 어쩌면 그들은 인간과 같은 존재를 원숭이쯤으로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 밖에도 외계에 존재하는 지적생명체와 우리의 의사소통 방식이 전혀 다르거나, 그들이 천문학이나 우주탐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거나, 행성 사이의 거리가 관측과 여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너무 멀어서 왕래하고 싶어도 도저히 불가능할 수도 있다. 우리 은하계만 하더라도 그 지름의 길이가 약 10만 광년(1광년은 1초에 약30만km를 가는 빛이 1 년 동안 이동한 거리를 뜻한다)이다.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이 있다는 안드로메다 은하(andromeda galaxy)와의 거리는 무려 250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다. 현대의 과학으로 빛의 속도를 능가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한 외계의 행성에 지적생명체가 존재한들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하지만 외계에 지적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외계의 어디엔가 틀림없이 지적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다. 그것도 한두 개의 행성이 아니라 아주 많은 행성들에 존재할 것이다. 우주에는 별들의 집단인 우리 은하와 같은 은하계가 무려 2천억 개나 존재한다. 그들 은하계에 지적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이 하나씩만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숫자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다.
우리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근원이 수십 억 년 전, 수많은 혜성들과 끊임없이 충돌할 때, 그 혜성들에 들어있거나 묻어있는 유기물질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외계에 지적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러나 그들을 찾아내려는 우리의 온갖 노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스티븐 호킹 박사의 견해를 다시 한번 새겨 볼 필요가 있다. “외계에 지적생명체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좀 더 발전할 때까지 외계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답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TV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의 천체물리학자이자 외계생물학자인 칼 세이건(Carl E. Sagan) 교수는 화성을 예로 들어 “화상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화성은 화성인의 것이다.”라고 했다. 외계의 어느 행성에 지적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그 행성에 살고 있는 그들의 것이지 결코 우리 지구인들의 것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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