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항 칼럼]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김진항 승인 2024.09.15 21:01 의견 0
김진항 논설위원 [사진=더코리아저널]


[김진항 칼럼]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지금의 의료대란은 일의 순서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내지른 결과다.

의대교수를 늘리는 것은 그 중 하나다. 가르칠 선생도 없는데 학생만 늘리는 것은 작은 바가지에 드럼통 물을 붓는 꼴이다.

교수만 늘린다고 되겠는가?

그에 걸맞는 교실, 실험실, 해부실, 기자재 등 부수적으로 따라붙는 시스템을 완비한 다음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이 순서다.

필요한 물만큼의 물그릇을 준비한 다음 물을 붓는 것이 당연한 순서다.

간단한 설거지를 할 때도 그렇다. 어느 그릇부터 세제를 묻혀 어디에다 놓고, 어느 그릇부터 물로 헹궈 제자리에 놓는 것이 좋은 지를 알고 설거지를 하면 두 번일 하지 않고, 시간도 절약된다.

의료개혁은 먼저 관련자들과 함께 전략적 분석을 한 후 여론을 수렴하고, 그 증원을 위한 준비 로드 맵을 진행한 후 점진적 단계적 증원으로 갔으면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정책 의사 결정과정의 부실로 위기를 자초해놓고 거꾸로 해법을 찾으려니 모든 게 꼬이고 있다.

지금도 의료계의 동참을 이끌어내려면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차관은 경질하는 것이 맞다. 읍참마속도 하는 데, 섣부른 정책을 밀어부친 책임을 지우는 것이 당연하다.

두 사람이 선공후사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사의를 표하고 공직을 물러나는 것이 더 좋다.

설사 그들의 정책 방향이 옳았다고 하더라도 실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서 당당하게 책임지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물러나는 것이 공인의 태도다.

[사진=김진항]

저작권자 ⓒ 더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