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클린 최의 K리더] '한류의 원조' 송승환 감독... 우리의 문화콘텐츠를 세계적 브랜드로 승화

재클린최 승인 2024.08.28 08:32 | 최종 수정 2024.08.28 09:07 의견 1
재클린 최/피아니스트, 예술감독/<제이컬처그룹>대표, <클래식제이>발행인
[사진=더코리아저널]

[재클린 최의 K리더] 우리의 문화콘텐츠를 세계적 브랜드로 승화시킨 '한류의 원조' 송승환 감독

전 세계인의 축제인 파리 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듯한 2024년의 뜨거운 여름, 13개 역대 최다 금메달에 빛나는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또한 예술, 패션, 뷰티, 기술 및 전자제품, 음식, 게임,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 한류는 이제 단순한 문화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까지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다양한 정책이 수반되어야 하며 오랜 기간 많은 인력과 예산 등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렇게 각고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브랜드'는 각 나라에 부와 명예를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세계 속에 빛나는 문화적 가치를 드높인다.

‘샤넬’이나 ‘루이뷔통’이 프랑스를, ‘디즈니’나 ‘애플’이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것처럼 ‘난타(NANTA)’를 창출해 한국을 대표하는 최초의 문화 ‘브랜드’를 일구어낸 송승환 감독!

,,,

송승환 감독 [사진제공=Classic J]

그는 한국이 지금처럼 세계인의 주목을 받지 못하던 시절, 한국의 비언어극인 '난타(NANTA)'를 통해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시도했고 그것은 ‘한류’를 알리는 시발점이 되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비언어극으로 국제 무대를 겨냥했던 그의 전략적 기획은 언어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와 강렬한 리듬, 신나는 퍼포먼스로 문화와 언어가 다른 관객들에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차별화된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냈다.

거슬러 올라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 축제인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문화를 알렸고, 이것은 훗날 한국 문화의 글로벌화와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초석이 된 것이다.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난타’를 세계 공연 예술의 중심지 중 하나인 <브로드웨이>에 정착시킴으로써 한국 문화 콘텐츠의 세계시장 진출에 디딤돌을 마련해주었다. 그 문화 콘텐츠의 내면에는 전통적인 사물놀이 리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 속에 알리고자 하는 기획이 있었으며, 이것은 차후 우리 콘텐츠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 데 크나큰 공헌을 하였다.

...

송승환 감독 [사진제공=Classic J]

다음은 필자가 진행한 <K-Culture & Artist / 한류를 만드는 사람들> 프로젝트 중 송승환 감독을 인터뷰한 일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한류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한다.

<K-Culture & Artist / 한류를 만드는 사람들>은 [Classic J]가 정부산하 공공기관의 지원사업에 최초로 선정되어(클래식 출판 부문)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인터뷰하고, 아카이빙 컬렉션을 만들어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우리 문화와 예술인들을 알리는 프로젝트이다.

...

Q. 재클린최: 송 감독님께서는 ‘한류의 원조’, ‘문화계 최초의 멀티 플레이어’로써 ‘연기자’, ‘배우’, ‘MC’, ‘DJ’, ‘제작자’, ‘교수’, ‘감독’, ‘CEO’ 등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제각기 다른 모든 분야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소화해 내기 위해 가진 자신만의 철학은 무엇인가?

A. 송승환: 여러 가지를 했다고는 하지만 크게 보면 한 가지를 했다. 즉 분야가 여러 개로 나뉘었지만, 모두 문화예술계 안에서의 일이기 때문에 나 스스로는 여러 일을 했다고는 생각 하지 않는다. 역할이 조금씩 달랐을 뿐이고, 무엇보다 그 일들은 모두 타인이 억지로 시켜서 한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자발적으로 한 일이다.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문화경영인으로서, 그 하나하나가 내게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

연극배우 송승환 [사진제공=Classic J]

Q. 재클린최: 소위 잘나가던 시절 미국으로 돌연 유학을 떠났고, 노점상을 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때 인간 ‘송승환’이 ‘뉴욕’을 통해 본 세상은 어떤 것이었나?

A. 송승환: 1985년도에 유학을 갔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그때만 해도 서울과 뉴욕의 문화적 격차가 너무 컸던 때였는데 한국에는 뮤지컬 공연이 전혀 없던 반면, 브로드웨이에 가보니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품들이 공연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놀랐던 건 뉴욕에서 본 ‘문화의 다양성’이었다. 당시 한국에서는 무엇 하나가 성공하면 그 하나에 우르르 몰렸는데 뉴욕에서는 정말 다양한 장르가 여러 관객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러한 광경을 보면서 ‘아, 이렇게 문화가 다양하구나’,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구나’ 하면서 굉장히 놀랐고, 그것이 내 가슴에 불을 지폈다.

Q. 재클린최: 모든 창조물은 ‘결핍’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난타’가 세상에 나오기 전, 마음속에 가졌던 문화에 대한 ‘갈증’은 어떤 것이었나?

A. 송승환: ‘연극’이나 ‘뮤지컬’은 공연 시장이 작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에서 공연을 마치고, 지방에 있는 몇 개의 도시를 돌면 더 이상 공연할 도시가 없었다. ‘이 공연,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너무 애썼는데, 세계 지도 위에서 정말 작은 나라인 대한민국의 몇 개의 도시에서 공연하고 이대로 끝내기에는 이 작품이 너무 아깝다.’ ‘이 작품을 가지고 일본에 가고, 미국에 가고, 유럽에 갈 수는 없을까?’라고 생각하면서 늘 ‘공연 시장의 확장성’에 대한 결핍이 있었다. 열심히 만든 작품을 단 며칠만 공연하고 끝내는 게 너무 아까웠기 때문에 전 세계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공연할 수 있어야 한다면 일단 ‘한국어가 방해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언어가 없는 비언어극을 만들자’라는 목표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공연 시장의 확장성에 대한 결핍이 결국 ‘난타’라는 작품을 만들게 된 거다.

송승환 감독 [사진제공=Classic J]

Q. 재클린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언어의 장벽을 의식해서 만든 것이 ‘난타’인데 이것을 시스템화하고 세계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 듯하다. 난타의 시스템화, 사업화는 어떻게 이루어졌나?

A. 송승환: 작품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작품을 만드는 노력만큼, 마케팅의 중요함도 처음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가령 초창기 제작 때 공연 제작비용이 50%이면, 마케팅 비용도 50%로 책정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이를테면 1억 원으로 제작을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8천만 원을 공연 제작비용으로 투자하고 1~2천만 원을 마케팅 비용에 지출하는 반면, 나는 5천만 원은 공연 제작비용, 나머지 5천만 원은 마케팅 비용에 지출했다. 그만큼 처음부터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시작했다. 결국 티켓이 많이 팔렸고 수익도 높아졌다. 하지만 이 사업을 예술인이 혼자서 하기에는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업하는 친구와 동업을 했다. 그 친구는 경영을 담당하고 나는 창작을 담당해서, 경영과 창작을 분리해 시너지를 보려고 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재클린최: 많은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이다. 문화예술계에서 추구해야 할 문화산업의 방향은 어떤 것이라고 보는가?

A. 송승환: 공연계가 갖고 있는 아날로그적인 부분, 이를테면 관객과 마주해야 하는 필요성이 없어질 수는 없다고 본다. 연극을 하는 사람으로서 연극을 영상으로 찍어서 본다는 것은 생선회를 통조림에 넣어서 파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연극은 극장에서 바로 내 눈앞에서 배우가 던지는 대사를 듣고 흘리는 땀방울을 통해 감동이 전달되는 것이다. 연극을 영상을 통해 본다면 차라리 영화를 보는 게 낫다. 말하자면 아날로그적인 정서, (요즘 비대면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지만) 꼭 대면해야 하는 예술적인 특성은 없어질 수 없다고 본다. 다시 말해, 아무리 시장이 디지털화 되어간다고 해도 우리 문화예술계에서는 자체적으로 가진 특성상, 대면해야 하는 아날로그적인 정서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Q. 재클린최: 한류가 대세인 요즘,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의 현주소는 어떻다고 보는가?

A. 송승환: 일단 굉장히 밝다고 본다. 너무 잘 알다시피 BTS 등으로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고 K 클래식, 한국의 영화 등 앞으로도 한국의 문화예술은 계속 발전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문화예술이 발전하는 데 더 필요한 것은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져서 즐기게끔 ‘국내 저변의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클래식은 아직도 소수만의 문화다. 더욱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

송승환 감독 [사진제공=Classic J]

Q. 재클린최: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유명 스타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의 인력과 인프라의 성장 또한 필수적이다. 문화예술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준비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송승환: 먼저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너무 조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을 너무 빨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 난타를 만든 게 1997년도이고, 첫 연극을 제작한 게 1977년도다. 즉 연극을 처음 제작해서 히트작이 나오기까지 20년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1~2년 이내에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것 같다. 성공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간을 조금 더 길게 봤으면 한다. 성공은 20년 후에 하더라도 그 ‘과정’이 나에게 즐거우면 되는 건데, 그 성공을 단기간에 보려고 한다면 답답하고 시련에 빠지게 된다. 또한 반드시 그 기간 내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 기간을 조금 더 길게 봤으면 한다. 두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거면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행복한 거다. 이 세상 모두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 수는 없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니까 그 자체로 행복인 거다. 그리고 그 행복에 대한 대가는 그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Q. 재클린최: 한 나라의 ‘문화예술’의 가치는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A. 송승환: 한 나라의 사람들이 경제발전을 이루려고 하는 것은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여기서 일차적인 행복은 경제적인 행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행복은 ‘정신적인 행복’이다. 그리고 이 정신적인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역시 ‘문화예술’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예술은 선진국이 될수록,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더 가치가 있는 거다. 그래서 문화예술의 가치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송승환 감독 [사진제공=Classic J]

***

BTS, 기생충, 오징어 게임이 세상에 나오기 수십 년 전, 즉 K-POP과 드라마, 대중음악과 영상 콘텐츠가 한류를 이끌기 전 이미 '난타'는 공연예술 분야에서 한류의 기반을 다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한국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즉 ‘한류’를 이끌어내고 최초의 문화 콘텐츠를 창조해 낸 송승환 감독이야말로 ‘한류의 원조’이며, 나아가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승화시킨 ‘K 리더의 원조’이다.

이렇게 오늘날의 한류 열풍이 자리매김한 것에는 선구자들의 끝없는 노력이 있었고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 문화가 결합된 문화콘텐츠의 기획력, 디지털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의 발전으로 인한 한국 콘텐츠의 빠른 확산, 그로 인한 K-pop과 드라마의 글로벌 인기상승 등 모든 요소가 적절히 역할 분담을 잘 해주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문화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위해 많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를 통해 한국 콘텐츠는 더 많은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국제적인 협력과 파트너십 또한 활성화되어 오늘날의 ‘한류’를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한류는 경제적 이익은 물론 우리의 특별한 문화와 가치를 전 세계에 알려 정체성을 확립했을 뿐 아니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국가 간의 문화적 교류를 촉진하여 글로벌 사회의 다문화적 상호작용을 더욱 원활하게 해왔다.

즉 ‘한류’는 단순한 문화적 유행을 넘어 한국의 문화유산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글로벌한 소비자들에게 있어 중요한 문화적 선택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한류’는 우리 모두의 긍지이며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발전시켜야 함은 물론, 사명감을 가지고 지켜나가야 할 자산이다.

인터뷰 중인 송승환 감독과 재클린최 예술감독
[사진제공=Classic J]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미지와 글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의 무단도용, 전재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K컬처 아티스트로, 전세계에 한국의 문화예술을 알리고 있는 재클린 최 감독

[사진=더코리아저널]

...***필자소개 / 재클린 최(최경숙)

피아니스트, 예술감독, 융합예술기획자, 교육자, 편집장, 칼럼니스트, 스타일리스트, 뷰티인플루언서, 해외 문화교류 기획자로 활동 중이며, EBS 기획 다큐멘터리 출연, 독일 보훔대학교 초청 강연 등 문화예술 및 교육계에서 멀티테이너로서의 역할을 하며 독보적인 [재클린] 브랜드를 형성. 자기계발서 <열정의 힘> 저자, 20년 동국대학교 외래교수 역임

현) 토탈 문화콘텐츠 플랫폼 컴퍼니 <제이컬처그룹> 대표이사, 한국미래음악협회 회장, <월간리뷰> 편집위원 및 칼럼니스트, <월간에듀클래식> 자문위원, <재클린 컬렉션>대표, 뮤지카프렌즈 & 앙상블 음악감독, Art_iN 퍼블리싱 대표, ®뉴욕뮤지카 입시연구소 대표, 국내 유일 휴먼 매거진 [클래식제이] 편집장 및 발행인, <더코리아저널> 편집위원 classicjournal@naver.com @jacquelinechoi0

저작권자 ⓒ 더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