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훈균] 코리아 프레미엄

정훈균 승인 2024.08.15 09:05 의견 0

[기고 정훈균] 코리아 프레미엄

작년도 우리나라의 1인당 GNI가 일본을 앞섰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한국이 36194불, 일본이 35793불이고 우리의 경쟁국인 대만이 33365불이라 한다.

1955년 국민소득 통계를 시작한 후 처음이다. 실감이 나지 않지만 사실이다. 여기에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사상 유례없는 엔고의 영향과 내부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가 작용하고 있다. 제주도 여행보다 일본 여행에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게 그런 효과였나 보다.

그에 덧붙여 통계는 인구 5천만 이상의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일인당 GNI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다음이라 한다. 선진국 중에서도 강대국의 대열에 끼였다니 어째 기분이 얼떨떨하다.

이러한 통계의 배경에는 GNI가 내국인의 해외소득도 포함하고 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대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산업체의 소득이 한몫을 한 셈인데 상대적으로 내수 기반이 약한 데서 우리 주위의 영세상공인들이 폐점을 하고 도심의 공실이 늘어나는 현상도 목격하고 있다.

더구나 환율이 오르고 금리가 높아서 살기가 팍팍하다. 일본이나 유럽의 선진국의 형편은 우리보다 더 힘든데 높은 인플레와 소득 정체로 호구지책부터 주거생활까지 걱정을 하며 살고 있다 한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세상의 변화 속도에 빠르게 적응하는 민족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60년대에는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70년대에는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80년대에는 반도체 공업으로, 90년대에는 디지털 산업으로, 2000년대에는 4차산업으로 빠르게 갈아탔다. 이런 빠른 변신은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고 많은 이익을 보장받게 했다.

우리의 발전에는 제조업만 있는 게 아니었다. 90년대 후반에 나타나기 시작한 한류는 국내시장의 틀을 넘어 일본과 중국에서, 다시 동남아에서 크게 호응을 일으키다 미국으로 유럽으로 불똥이 튀더니 이제는 전세계가 한류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말 한류의 팬덤이 2억 2500만 명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인구의 4배가 넘는다.

한류의 시작은 드라마였으나 그 뒤 영화와 K-POP에 열광을 하다가 이제는 K-푸드, K-패션, K-뷰티가 유행을 타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POP과 드라마에서 전염된 팬텀은 너도나도 한국어를 배운다고 떠들썩하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정하는 나라가 늘고 한국 유학생도 늘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방산에도 대박이 터진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러우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전쟁이 동시에 터지다보니 2차대전 후 지금까지 평화 무드에 낮잠자던 서구의 방산 업체들이 전쟁 준비에 우와좌왕할 때 항상 북한에 대한 경계로 준비 상태에 있던 한국의 방산이 날개를 폈다.

동남아에서, 유럽에서, 중동에서의 수주 소식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우리나라의 방산품의 품질, 가격, 납기를 상대할 수 있는 선진국은 미국 외에는 없었다. 미국, 캐나다, 호주까지 우리 방산이 들어갔거나 상담 중이다. 품목도 다양해서 전차, 자주포, 미사일, 전투기, 잠수함 등 육해공 전방위다. 이런 저력을 그동안 보이지 않게 발전시켜온 우리 국방 관계자들이 믿음직하다.

2024년의 시점에서 우리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력은 군사력, 경제력, 소프트파워로 평가한다 한다. 그렇게 따져보면 우리나라는 균형있는 발전을 해온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G-7에 근접하는 국력을 가진 나라임을 알고 있어야 된다. 제 위치를 잘못 알아 Hell 조선, Korea discount로 비하해서도 안 되고 걸맞지 않은 우월감으로 손가락질 받아서도 안된다.

지금 우리는 국력 발전에도 불구하고 최저 출생율, 최대 자살율, 최대 노인빈곤율, 저 순위 행복지수의 통계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갈등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은 핵무기로 늘 위협하고 있고,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의 강대국으로 둘러쌓인 지정학적 위험성도 상존한다.

이제는 우리 여권으로 당당하게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는 코리아 프레미엄의 시대를 살아가며우리의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혜안을 모아야 할 때이다.

[사진=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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