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우 외계인수첩] 백남준처럼!
세계적인 천재 예술가로 알려진 고 백남준 씨는 생전에 스스로를 “사기꾼”이라고 칭했습니다.
“사기꾼이지, 세상을 속이잖아 내가,
천재 예술가인 내가 속이면 다 넘어가야지 어쩌겠어”.
껄껄껄 웃는 그의 소년 같은 천진함이 너무도 경쾌해 보였습니다.
뉴욕 출장 길에 화가인 선배 집에 초청을 받았었습니다.
그 때 마주쳤던 고 백남준선생의 모습이 생각 납니다.
천재적인 예술가 백남준!
그는 뛰어난 마케팅전문가였습니다.
`네가 마케팅을 한다고? 넌 세상에 보이는거 있는걸
가지고 마케팅하지?
난 안보이는거 그리고 대개는 세상에 없는 걸 주로 하거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걸 있다고 정하고, 그걸 가격을 매겨 파는 거야, 누가 이길까? 나랑 내기할까? ` 그런 사람이 백남준 이었다.
“20세기 예술가는 스스로 마케터라는걸 알아야해!”라고 말하는 그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가진 돈 전부를 주고 엽서를 샀어.
만나는 사람마다 크로키를 그려서 나눠 선물로 줬지,
공원벤치에서 혼자 울고있는 소녀에게 활짝웃는 모습을 그려 주고
"아! 너는 정말 행복한 눈을 가졌구나”,
눈이 예쁜 여자에게는 눈을, 코가 멋진 남자에게는 멋진 코를,
그리고 코가 못 생긴 여자에겐 예쁜 입술을 그려 주던 가난한 유학생 백남준,
그는 어디서든 크로키를 그려서 만나는 사람에게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그림 속에 백남준이라는 천재 예술가의 흔적을 반드시 남겼습니다.
어떻게?
“동양의 천재예술가 백남준” 이라고,
스스로 천재 예술가라고 주장하는 글과 사인을 남기는 그는 사실 심하게 뻔뻔한 사내였지요.
그렇게 수 년을 지낸 어느 날,
그는 초청장을 받습니다.
“동양의 천재예술가를 초대하고 싶습니다.
제가 덴버시의 시장이 되었습니다, 취임파티에 초청하고 싶습니다”,
오래 전, 어느 시골 역사에서 만났던 코가 잘 생긴 사내로부터의 초청장이었습니다.
덴버시의 시장이 된 그는 죽고싶던 좌절의 순간에, 동양에서 온 천재적인 예술가가 그려 준 크로키와 거기에 담긴 희망의 메세지가 그의 오늘을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를 만나고 싶었던 겁니다.
물론 그 자리에 초청된 사람들은 동양에서 온 천재적인 예술가를 친구로 둔 시장을
몹시 부러워했습니다.
그 때 천재 백남준은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도 초고속으로 “크로키”를 그려 주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이미지포인트를 포착해서 수 초만에 완성하는 크로키를 백남준은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 했습니다.
''동양의 천재 예술가 백남준'' 이라는 인상적인 사인과
함께,
그러던 어느 날,
천재 백남준은 전세계에 그를 천재예술가로 부르는 많은 친구들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를 소개할 수 있는 수식어는 오직 `동양의 천재예술가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백남준은 본격적으로 천재예술가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많은 예술가들이 그토록 얻고싶었던 칭호인 천재예술가`를 그는 처음부터 확보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후로, 그는 본격적으로 천재의 작품세계로 그들을 인도합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천재 예술가의 등장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백남준!
그가 고호처럼, 외딴섬에서 천재로 살다 죽었다면……
스스로를 잘 팔 줄 아는 천재적인 마케터, 고 백남준과
위대한 예술가 '고호'를 생각 합니다!
나는 마케터 입니다!
백남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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