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항 칼럼] 아이언 돔(Iron Dome)에 대한 개념 不知가 문제다
얼마전 이란의 대 이스라엘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에 대하여 이스라엘은 99 % 의 요격률을 보였다는 보도다.
다층 방어 요격망으로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 이스라엘 군 당국의 승리다.
특히, 그 중에서도 저고도 방공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언 돔"이 최고 공로자다.
아이언 돔은 세계 유일의 분산탄 탄두로 절대 방어 무기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스라엘이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스 등 반 이스라엘 테러단체들로 부터 날아오는 박격포나 로켓포를 요격하기 위해 대니 골드 장군이 개발한 방공 무기다.
아이언 돔이 최고수준의 무기라는 사실은 세계 최대 군사대국인 미국이 11 개 포대를 수입하여 배치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다른 모든 요격 미사일이 직격탄(Hit to Kill) 방식인데, 왜 아이언 돔은 분산탄 방식일까 하는 점이다.
그것은 장거리 마사일이나 로켓은 구경이 크고 단발 내지 수발 정도로 날아오기 때문에 직격탄이 유리하다.
그런데 박격포나 대포 다련장 로켓은 다량의 탄두가 소나기 처럼 날아온다. 대체로 포병은 수정사격이 끝나면 일제사를 하게 되며 105 밀리 포병 대대 18 문이 최대 발사 속도로 10 분간 사격하면 360 발을 사격한다. 이러한 포병공격을 요격하려면 분산탄 외에는 방법이 없다.
아이언 돔의 탄체인 타미르 탄의 탄두 작동방식은 이렇다. 탄두 내에는 144 개나 되는 쇠막대기가 들어있다. 이 쇠막대기가 날아오는 적의 피탄체 앞에 펼쳐져서 적의 피탄체가 폭발하게 하거나 탄도의 방향을 바꾸게 하여 요망 방호지역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이 쇠막대기의 산포가 마치 철갑의 둥근 지붕처럼 돔을 형성한다는 개념에 의해 아이언 돔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타미르 탄의 신관은 접근 신관으로 작동하여 피탄체의 유형에 따라 포탄의 꼭대기가 새주둥이처럼 요망 각도로 벌어진 다음, 탄두 안에 있는 폭발장치가 폭발함에 따라 쇠막대기가 산포된다.
이렇게 산포되기까지는 레이더로 적의 공격을 감지하고 사격통제 시스템이 탄도를 예측하여 타미르 탄이 피탄체 앞에서 터질 수있는 알고리즘의 작동이 필수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이점이 사실상 개발의 어려움이다.
대포병사격은 적의 첫발을 허용하고 그 탄도를 대포병사격 레이더가 찾아준 적의 포진지를 공격하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얻어맞고 되받아 치는 것이다. 이러한 대포병사격은 평시 국지도발에 대한 위기 관리로는 적절하지 못하다.
만약 우리나라가 아이언 돔을 도입하여 배치한다면 연평도 포격도발과 같은 피해를 차단할 수 있으며 나아가 "북한의 포격이나 미사일에 의한 국지도발의 유혹"을 차단하여 도발을 억제할 수도 있다.
아래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아이언 돔의 발사체인 타미르 탄은 미화 5 만 불 정도로 여타 요격 미사일과는 비교도 안되게 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언 돔 수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이언 돔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있어 보인다.
지금 국방부 장관도 야인 시절에 아이언 돔이 필요하고 좋은 무기라고 얘기하던 사람이고
윤대통령도 국정과제에 아이언 돔을 조기에 배치하겠다고 공언하였으며
안철수 의원마저도 아이언 돔이 필요하다고 대선 후보 당시 연설에서 밝힌 바 있다.
지금 대통령 직속 군사 발전위원회 위원장은 합참의장을 거쳐 장관까지 한 사람이고 부위원장도 합참의장까지 한 사람인데
그들에게 아이언 돔에 대해 설명했더니 공감하더라는 얘기는 들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형 아이언 돔"에만 목을 매고 있다.
아이언 돔 개발사인 라파엘은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 얘기가 나온 이후로 아이언 돔에 대한 한국군 관계자의 접근을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이 아이언 돔 기술을 빼가려 한다는 의심을 품고 있다.
그래서 국방부나 무기 도입 관련기관의 공식 의향서를 보내지 않는 한 아이언 돔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지 말라는 태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아이언 돔을 국내에서 개발하여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잘 해야 2030년 후에나 될 것이지만 개발의 어려움 때문에 확실하지 않다.
문제는 한국형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 아이언 돔과는 탄두 작동 방식도 다르고 발사체도 다르다. 따라서 목적도 다르고 작동 방식도 다르며, 탄 1 발 당 가격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한국형 아이언 돔이 개발되면 적어도 10 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2023 년도 공군 무기전시회에 갔다가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로 지정된 업체 부스에 갔더니 한국형 아이언 돔 모형이 벽에 걸려있어서 "분산탄으로 개발하는가?"라고 물었더니 "직격탄으로 개발한다"고 했다. "직격탄이 어떻게 아이언 돔이 될 수 있나?" 라고 질문하니 담당자는 "그건 잘 모르겠고, 위에서 그렇게 시켜서 하고 있다"고만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최근에야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우연히 공군 방공포 여단장을 하고 방공포병학교장까지 역임한 예비역 공군 대령과 아이언 돔에 대한 토론을 하는 데 그 친구는 아이언 돔 탄두가 "직격탄"이라고 하도 우기는 바람에 내가 화를 크게 낸 적이 있다.
최근 전역한 방공무기 전문가가 이 정도니 군 내에서 한국형 아이언 돔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정상이지 싶다.
결과적으로 구경 240 밀리 이상 장사정포 대응 수단으로 직격탄을 개발한다면서 얼토당토않게 아이언 돔이라는 용어를 쓰는 바람에
240 밀리 이하의 박격포, 대포, 로켓, 일부 대형 무인기 등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최적인 원래의 아이언 돔이 논의조차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뭐가 뭔지 내용도 잘 모르며서 이름을 잘 못 붙인 결과가 일을 이렇게 꼬이게 만들었다.
모든 일에서 개념정립과 정명은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못 흘러가고 있는 물결을 막아서 바로 잡을 용기있는 군인과 국방실무자를 기대하기가 쉽지않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다.
지금이라도 국지도발에 대한 대비수단으로나 전면전시 적의 박격포, 대포, 로켓탄으로 부터 반드시 방호되어야 할 중요시설 방어 수단으로 아이언 돔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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