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 칼럼] 단순함이 지니는 가치 (4)

천지인 승인 2024.06.23 17:42 의견 0
천지인 논설위원 [사진=더코리아저널]


[천지인 칼럼] 단순함이 지니는 가치(4)

일전에 부채와 보자기의 단순함 속에 깃 든 효용(效用) 대해서 말한바 있으나,우리 선조(先祖)들의 생활 속에 수없이 많은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창호지 종이 하나로 유리를 대신하는 채광효과와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효과, 습도를 조절해주는 보습효과까지 지니고 있는 것이다.

또한 두레상을 한번 살펴보면

첫째 공간의 차지를 극소화 할 수 있다.쓰지 않을 때는 접어 벽에 기대놓으면 되니까

둘째 식사할 때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조금씩 뒤로 물러앉으면 열 명 가까이도 손만 닿으면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책상대용으로 쓰기도 하고 접어서 펴놓고 송편을 만들 때나 밀가루 반죽을 할 때 쓰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술상이 벌어지면 젓가락으로 두드리며 장단을 맞추기도 높지도 낮지도 않고 안성맞춤이다.

단순할 수록 그 효용은 더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메리어트 호텔의 부사장이자 영업이사인 로저 다우(Roges Dow)는 단순함이 컴퓨터보다 얼마나 유용한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이야기한다.

10년 전 다우는 매리어트 호텔의 단골 고객으로부터 불만사항을 접수했다.

호텔을 자주 이용하던 그 손님은 매리어트 호텔에 갈 때마다 처음 방문하는 손님 취급을 받았던 것이다.

손님의 불만사항을 긍정적으로 접수한 다우는 몇 주 후 다우 자신도 캘리포니아 주의 어빙매리어트 호텔에 묵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다우씨,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우는 그녀에게 전에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아닙니다."

"그렇다면 내가 전에 온 적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지요?"

여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만약 처음 보는 손님이면 그는 이렇게 묻는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전에 저의 호텔을 방문하신 적이 있으셨나요?"

손님이 그렇다고 대답하면 빌은 손님을 데스크 직원에게 소개할 때 자신의 귓볼을 살짝 잡아당기곤 했다.

그녀는 설명을 계속 했다. "이걸 보세요". 그런 다음 그녀는 급사를 불렀다.

"이분은 다우씨입니다. 오늘 밤 관리자층에서 묵으실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귓볼을 살짝 잡아당겼다.

"안녕하십니까? 다우씨. 다시 모시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다우는 그들의 소통체계에 큰 감명을 받았다.

"당시에 나는 수백만 달러가 드는 컴퓨터 시스템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귓볼을 만지는 간단한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베리파버의 성공지침에서]

무엇이든 간단할수록 좋은 것이므로 법(法)도 인구에 비례하여 복잡해지고, 정치구조도 갈수록 커지므로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더욱더 단순함의 개념이 필요해진다.

기업의 생산성 확대에 가장 기여하는 것이 제품공정을 줄이는 것이다.

그리고 제품공정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물류비용을 줄이는 제품관리의 단순화이다.

요즈음 기업에서 직급을 단순화하여 관리비절감과 업무의 효율을 동시에 높여 준다.

세상에서 가장 값어치있는 것이 가장 단순하다.

공기와 물만큼 소중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

항상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것이지만 너무 쉽게 취할 수 있으니 그 가치를 잊고 살 따름이다.

진리는 평범한 곳이 있는 법이다.

그러나 가장 평범한 진리를 사람들은 잊고 살아가는 것이다.

옛날부터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보전의 기본이 되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이라 했다.

아무리 재물과 명예와 권세가 있어도 가장 단순한 이 세 가지가 없으면 공기와 물이 없는 것처럼 인간에게 아무 의미가 없는 법이다.

합장

[사진=천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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