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 칼럼] 모양이 있는 것은 모두가 허망한 것이다.
우리는 허상(虛相) 속에서 산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는 허상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진상(眞相)을 보아야 한다.
하늘에 무수한 별들이 있다.
가까운 별도 있지만 아주 먼 거리에 별들이 더욱 많다.
북극성의 경우 태양 년으로 그 빛을 보기까지 450광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빛의 속도로 1년을 1광년이라고 함)
예를 들어 150년 전에 북극성이 사라졌다고 가정하면 그 이후 300년 동안의 우리가 보는 빛은 없어진 빛의 잔상(허상)을 보는 것이 아닐까 ?
우리의 알음알이 자체가 어떻게 보면 참으로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5년이나 10년마다 한번씩 거울을 본다면 어떨까?
변해버린 늙은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매일 자고 나서 거울을 보면 어제와 꼭 같은 모습이지만 사실은 어제의 모습과는 다르다.
그러기에 사람의 인연은 중요하다. 그리고 온갖 사물과의 인연도 중요하다.
인연 짓기를 신중히 하고, 인연이 지어지면 그 관계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의 세태를 보면 금방 어떤 물건을 샀다가 금방 내버리고...
절약정신 이전에 사물과의 인연법으로 생각해 볼 때 너무도 서글픈 현실이다.
결국은 모두가 없어지겠지만 처해진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마음이다.
복(福)은 받으려 할 것이 아니라 복(福)을 지으라고 했다.
물은 흐름 따라 물길이 이어지듯이 사람은 마음 따라 행동이 생기니 일체의 근본은 마음으로 이루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보면 손해는 안보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눈에 보이는 득(得)과 실(失)도 어떻게 보면 모두가 허망한 것이다.
누구로 인하여 다소 손실을 보았다고 바로 관계를 청산하기만 한다면 자기가 알지 못하는 전생의 업(業)은 어찌 정리 할 것인가?
이해득실을 초월하는 마음이야말로 우정이나 신뢰의 기초가 아닐까한다.
우주의 이치가 바로 나로 인하여 비롯되고 나로 인하여 소멸되는 것이기에 진정한 도(道)는 죽는 횟수에 비례한다고 누군가 말했다.
그리고 사도 바울은 내 안에 나 아닌 나가 있어 날마다 죽는다고 했다.
오래 전에는 불상에 우담바라가 피었다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신기해 했지만,
풀잠자리 알의 일종으로 밝혀졌고 설사 맞다고 할지라도 상(相)일 뿐이다.
보이는 상(相)에만 집착을 하는 것은 모두가 허상에 얽매이는 것이다.
이 우주가 텅 빈 듯 하지만 바늘하나 들어갈 틈 없이 진리(眞空妙有)로 꽉 차있다.
금강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則見如來
- 무릇 모양이 있는 것은 모두가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상을 상 아닌 것으로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 -
- 합장 -
저작권자 ⓒ 더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