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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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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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항 칼럼] 한심한 협상 모습
오늘 한덕수 국무총리가 5 대 병원장들과 협의하는 모습이 TV 영상으로 보여졌는 데, 참모가 써 준 원고를 읽고 있었고,
조규홍 보건 복지부 장관 역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써 준 원고를 읽고 있었다.
협상이란 상대의 눈을 똑 바로 쳐다보면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말을 진심이 담긴 표정을 하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면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서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이다.
눈도 마주치지않고 원고를 읽다가 가끔씩 고개를 드는 총리나 장관의 태도를 보고 대화 상대가 신뢰감을 느낄 수 있겠나?
역지사지해보면 정해진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으로 느껴져서 협상은 말 뿐이고 주고받는 토의가 되지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원고를 보고 읽을 정도면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이 아닌가하고 의심할 수도 있다.
도대체 왜 이런 모습이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 원고 없이 상대를 바라보면서 설득하는 어조로 대화를 해야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지않은가?
때로는 화도 내보고, 때로는 아양도 떨어보고, 실언이 나왔을 때는 사과도 해가면서 허점도 보이는 인간미가 있어야 협상이 된다.
미국이나 일본의 각료들이 원고를 들고 회의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세세한 통계 자료나 숫자, 지명, 사람의 이름 등은 메모해서 지참할 수 있겠으나 토의나 협상 내용은 훤히 알고 참석해서 토의를 해야 한다.
그럴 능력이 없는 자는 임명해서도 안 되고, 스스로도 자리를 받으면 안 된다.
참 한심한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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