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 칼럼] 지식이란 무엇일까?(2)- 장자(莊子)와 지식

천지인 승인 2024.01.28 18:22 의견 0
천지인 논설위원 [사진=더코리아저널]


[천지인 칼럼] <지식이란 무엇일까?(2)-장자(莊子)와 지식>

“하늘이 하는 일을 알고 사람이 하는 일을 알면 최고 경지다.

하늘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하늘이 하는 일이 삶이고, 사람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그 아는 지식을 기반으로 알지 못하는 바를 그 지식으로 보충해 나간다.

그 지식이 천년이 가도록 도중에 헛되지 않는 것이 바로 지식다운 지식인 것이다.”

(知天之所爲. 知人之所爲者至矣 知天之所爲者 天而生也 知人之所爲者 以其知之所知 以養其知之所不知 終其天年而不中道夭者 是知之盛也)

“비록 그렇지만 한계가 있다. 지식이란 언제나 보편타탕한 것이어야 하는데, 기다리는 바가 유독 일정하지 않다.

그러니 어찌 내가 자연이라고 말한 것이 인위(人爲)가 아님을 알 수 있겠는가?

내가 인위라고 말한 것이 자연이 아님을 알 수 있겠는가?

제대로 아는이(眞人)가 있어야 비로소 참된 앎(지식)이 있는 것이다.”

(雖然 有患 夫知有所待而後當 其所待者特未定也 庸詎知吾 所謂天之非人乎 所謂人之非天乎 且有眞人而後有眞知) (장자 내편중 제6 대종사)

'천지소위(天之所爲)'는 하늘이 하는 일이니, 바로 '끝없는 자연(自然)의 변화'를 말한다.

자연(自然)의 변화하는 이치, 그 道를 깨달은 사람은 마땅히 '자연의 道'에 따라 살아가게 된다.

한편, 사람이 하는 일(人之所爲)을 아는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통해서 자신이 알지 못하는 '하늘의 일 즉, 자연과 생명의 이치'를 통찰해 낸다.

하늘이 하는 일(天之所爲)'을 알지 못하는데, 하늘의 일(天之所爲)'이라 말하는 것이 정말 하늘의 일인지, 아니면 사람의 일인지 어찌 알 수가 있는가?

또한 그가 '사람, 사람의 일(人之所爲)'이라 말하는 것이 정말 사람의 일인지, 아니면 하늘의 일인지 어찌 알 수가 있는가? 결국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참된 사람'이 되어야만 '참된 앎'을 알 수가 있다.

먼저 진인(眞人)이 되어야만 비로소 참된 앎(眞知)을 알 수가 있다.

사람들마다 각자 진리에 대해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고, 또 그 지식 자체가 시간과 공간 또 주관에 따라 계속 달라지며, 게다가 하나의 지식이 또 대립되는 다른 지식들을 다시 생성해 내는 일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의미에서 “무한성”인 것이다.

참된 지식[眞知]에 접근할 수 있으려면 우선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인정해야 하는데, 이것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인격적 태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곧 태도를 결정해주는 “마음”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이 있고 난 다음에야 참된 지식이 있다(有眞人 而後有眞知)는 뜻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지식의 문제를 논할 때 “태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지만 장자는 우선 성숙한 인간으로서 구비해야 할 마음가짐을 진리에 접근하는 기본 전제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장자에게서는 “지식”의 문제가 단순히 인식 능력을 주관하는 “이성”에 제한되지 않음을 엿볼 수 있다

위와 같은 참 사람의 경지에 이르는 길로서 장자는 진인에 이른 이들의 삶의 모습이 어떠한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이들의 삶이란 바로 외물과 감각에 흔들리지 아니하고 마음을 지킬 줄 아는 삶이며, 하늘의 뜻을 따르되 하늘 뜻이 깃들이는 마음을 닦지 못하는 일이 없는 삶이요.

하늘과 사람이 한 몸에서 다투지 않으니 이런 사람을 두고 참 사람이라 부른다고 장자는 말한다.

진인(眞人)은 사물과 하나 되었으면서 사물을 초탈하고, 땅에 발 딛고 서서 하늘을 보는 사람,

이 사람이 가는 길에는 무엇이 있을까?

장자의 초탈함이란 이 세상을 떠난 자리에서 일어나는 초탈이 아니다.

사는 뜻이 어디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구하는 수련의 과정을 통해 철저히 다듬어진 생활과 의식의 흐름에 자신을 맡겨버리면 그것이 곧 진인(眞人)이다.

대종사에서 장자가 주장하는 참지식의 차원을 진인(眞人)을 예를들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다음에 나오는 글은 그 진인(眞人)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떤 사람을 진인眞人이라 하는가!

옛날의 진인은 삶을 새삼 기뻐할 줄 모르고 죽음을 새삼 미워할 줄고 모른다.

태어남을 기뻐하지 않고 죽음을 거역하지도 않으며, 무심히 자연을 따라 가고 무심히 자연을 따라올 뿐이다

그 태어난 시초를 모르고 그 끝을 알려 하지 않고, 삶을 받으면 그것을 기뻐하고 죽으면 그것을 돌려보낸다.

이런 것을 ‘분별심으로 도(道)를 버리지 않고 인위로 자연을 돕지 않음’이라고 하고, 이런 사람을 진인(眞人)이라고 한다.”

(何謂眞人? 古之眞人 不知說生 不知惡死 其出不訢. 其入不距 翛然而往 翛然而來而已矣 不忘其所始. 不求其所終 受而喜之 忘而復之. 是之謂不以心損道 不以人助天 是之謂眞人)

합장

[사진=천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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